삼성SDS와 LGCNS가 블록체인산업 육성 움직임에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7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공공부문과 금융권에서 구현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정치권과 정부의 블록체인산업 육성 의지에 따라 의료, 제조,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 확산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로 중앙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게 아니라 거래에 따라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조할 수 있어 데이터 위조와 변조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블록체인 기술 수준과 시장이 아직 초기 형성단계라 각국 정부와 기업 사이 기술격차는 크지 않고 시장 선점 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블록체인 확산 논의를 서두르고 있어 산업 활성화 기대감도 싹트고 있다.
삼성SDS와 LGCNS는 블록체인 도입이 확대되면 관련 시스템 구축과 설계 서비스 사업에서 일감을 늘릴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SDS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기반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카드의 디지털신분증과 지급결제서비스 등을 개발했다.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IBM 등과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도 발족해 넥스레저를 수출 통관 서비스에 적용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블록체인 기반 개발 플랫폼 스타트업인 블로코를 비롯한 신기술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신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통해 정보통신기술 전략사업의 성장발판을 마련하고 디지털화의 핵심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CNS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협력해 블록체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R3가 만든 금융·산업용 블록체인 기술 ’코다‘를 국내 기업과 금융권에 보급할 계획을 세웠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통해 금융권 서비스도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 한국조폐공사의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해 지역화폐와 문서인증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지석 한국기업데이터 선임전문위원은 “LGCNS는 금융 공기업의 플랫폼을 초기에 선점하며 향후 다양한 산업군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블록체인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각 정당별로 경선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움직임도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블록체인 진흥정책을 가장 활발히 추진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민 의원은 블록체인과 관련성이 높은 가상화폐 도입에도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민 의원은 최근 독일 슈투트가르트 증권거래소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 사례처럼 기존 틀 안에서 가상화폐 등 암호자산 거래를 인정하고 이용자를 충분히 보호할 방법이 있다”며 가상화폐와 관련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자유한국당도 올해 초 '블록체인 정당'이 될 것이라고 선포하며 블록체인을 다양한 산업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도입해서 보건의료시스템과 복지분야 전반에 적용해 우수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도 블록체인산업의 기반을 만드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한 블록체인 관련 행사에서 "블록체인 분야 인재 양성정책을 추진해 올해 연말까지 1천 명, 2022년까지 1만 명의 블록체인 전문인력을 키울 것"이라며 "블록체인업계와 전문과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건전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