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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이덕훈 난감, 조선업계 재편구상 흔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7-20 20: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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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이덕훈 난감, 조선업계 재편구상 흔들  
▲ 홍기택 KDB산업은행장(왼쪽)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추진해 온 조선업계 재편이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안고 있는 해양플랜트 적자가 조선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정도로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두 은행이 추진해 온 부실조선사 구조조정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조 원대 부실을 입은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맡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31.4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8조3천억 원의 가장 많은 여신을 지원한 은행이다.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닥칠 경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두 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선수금환급보증(RG)을 책임지고 맡아 대우조선해양의 정상적 영업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소가 선수금을 받고 선박을 건조하다가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경우 선수금을 돌려주는 보증서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액의 적자를 내고 위기에 몰리면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추진하던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조선산업을 놓고 “개별기업이 아닌 전체업종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개별회사 수준을 넘어서 조선업계 전체의 재편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3곳 조선사의 최대주주이자 최대 채권자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들어 산업은행의 영향력 아래 있는 조선사 3곳의 사장을 모두 물갈이했다. 산업은행이 세 조선사에 영향력을 확대해 사실상 통합관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 등 독자생존이 어려운 중형조선소를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할 수는 없다”면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이런 발언을 놓고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중소 조선사들을 구조조정하려는 홍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당장 생존이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으면서 산업은행의 이런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나서서 다른 두 곳을 지원하는 형태의 구조조정이 불가능하게 됐을 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 지원에 나선 산업은행이 다른 두 곳을 챙길만한 여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산업은행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데다 산업은행 인사를 최고재무책임자로 앉혀놓고도 이 지경이 되도록 몰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 책임론이 커질 경우 산업은행이 조선업 구조조정에 나설 명분은 힘을 잃게 된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구상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 수순은 밟지 않기로 하면서 수출입은행은 여신 제공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은 덜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자금 투입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성동조선해양이다.

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은 시중은행들의 자금지원 거부로 법정관리 위기에 처해 있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에 위탁경영을 제안했다.

특히 최근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 위탁경영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실사를 하는 등 위탁경영을 맡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해양플랜트 손실을 입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사실상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이 불가능해질 공산이 크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에 이어 최종 인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이런 계획을 수정해야 할 형편에 처해 있다.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최대 수조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으로서 언제까지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단독 자금지원을 이어갈 수 없다. 어떻게든 채권단을 설득해서 자금지원에 나서도록 마음을 돌려야 한다.

이 밖에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선조선과 SPP조선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답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가장 규모가 큰 성동조선해양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나머지 조선사들에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감원장, 홍기택 회장, 이덕훈 행장,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은 15일 모여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임 위원장 등은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당장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정상화라는 당면과제 때문에 조선업계 전체 구조조정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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