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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매각, 시멘트업계 재편 시작되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7-12 06: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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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가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출발은 동양시멘트 인수전이다.


동양시멘트는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업계 4위다. 하지만 동양시멘트 인수는 시멘트업계의 판도를 요동치게 할 수 있다.

시멘트업계는 다수의 회사들이 시장을 나눠 점유하고 있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동양시멘트 인수는 이같은 시멘트업계를 재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 매각, 시멘트업계 재편 시작되나  
▲ 최종구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동양시멘트의 시장점유율은 12.8%다. 업계 3위인 성신양회와 고작 0.1%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는 시장점유율 19.8%로 20%가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동양시멘트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시멘트업계의 기존 질서가 단번에 흔들릴 수 있다.

동양시멘트 예비입찰에 무려 9곳이 도전장을 낸 사실만 봐도 동양시멘트 인수 열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남아 있는 곳은 모두 7곳이다. 한일시멘트 컨소시엄, 라파즈한라시멘트 컨소시엄, 삼표, 유진기업 컨소시엄,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컨소시엄, 한림건설, 한앤컴퍼니다.

이번 인수전은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등 시멘트업계와 삼표, 유진기업, 레미콘조합 등 레미콘업계의 대결양상을 띠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의지나 역량 등을 고려할 때 한일시멘트와 삼표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는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다크호스로 지목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 한일시멘트, 시멘트 업계 1위 도약 의지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은 시멘트 업계 2위(점유율 13.6%)인 한일시멘트와 7위인 아세아시멘트(점유율 7.3%)가 손을 잡은 곳이다. 이들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 동양시멘트 점유율까지 합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

한일시멘트는 충북 단양에, 아세아시멘트는 충북 제천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충청권시장에 강점이 있으나 수출입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이 강원 속초에 있는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내수 물류비용 절감과 함께 수출 경쟁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어 시너지가 크다.

한일시멘트는 동양시멘트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945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53.58%로 낮은 편이다.

한일시멘트는 자금 동원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인수자금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해 준비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6월29일 대만 현지 계열사인 CCP 지분 44.13%를 300억7300만 원에 대만 리치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한일시멘트는 2005년 전자부품 제조사인 CCP 지분을 50억 원에 매입했는데 이번 매각으로 5배의 투자수익을 거두게 됐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6월25일 역삼동 본사 사옥을 1321억 원에 매각했다.

  동양시멘트 매각, 시멘트업계 재편 시작되나  
▲ 허기호 한일시멘트 부회장.
동양시멘트 지분 가운데 이번 매각 대상은 동양이 보유한 5900만8784주(54.96%)와 동양인터내셔널이 소유한 2049만9284주(19.09%)다. 전문가들은 8천억 원이면 이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식으로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이 동양시멘트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한일시멘트가 동양 보유지분인 54.96%를 사들이고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19.09%는 아세아시멘트가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가 이런 구도로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쌍용양회를 제치고 시멘트업계 1위에 오르게 된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점유율 12.1%로 시멘트업계 5위인데 이번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재무적투자자인 글랜우드·베어링 등 사모펀드 2곳과 손잡았다. 라파즈한라시멘트 역시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업계 1위에 오르게 된다.

라파즈한라시멘트 컨소시엄의 경우 글랜우드와 베어링이 라파즈한라시멘트에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라파즈한라시멘트가 동양시멘트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컨소시엄 대표인 글랜우드가 직접 동양시멘트 지분을 소량이라도 확보하려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삼표, 시멘트-레미콘 수직계열화할까

레미콘업계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진기업과 삼표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레미콘회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 시멘트와 레미콘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 레미콘의 원료인 시멘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레미콘시장에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레미콘업계는 매년 건설·레미콘·시멘트업계가 참여하는 시멘트 가격협상에서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 사이에 껴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이 때문에 시멘트와 레미콘사업을 아우를 경우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미콘업계가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시멘트회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시장지배력이 높은 1위 회사가 출현하게 돼 레미콘업계가 가격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삼표는 올해 들어 동양시멘트 출신 임직원들을 대거 끌어왔다.

삼표는 올해 동양시멘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이종석 전무를 M&A본부장으로 영입하고 김종오 전 동양시멘트 대표를 고문으로 위촉했다. 삼표가 신규선임한 이정수 삼표기초소재 대표는 동양시멘트와 라파즈한라시멘트에서 슬래그사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삼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동양시멘트 사업본부장을 지낸 임원과 실무진 3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삼표가 동양시멘트 출신을 대거 영입한 것은 시멘트사업 경험을 확보하고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동양시멘트 매각, 시멘트업계 재편 시작되나  
▲ 정도원 삼표 회장. <삼표 웹사이트>
삼표는 2012년 대한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해 시멘트사업 진출 의지를 보였다. 삼표는 2013년 동양의 충청지역 레미콘공장 9곳을 인수했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나서면서 산업은행이 조성한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다.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은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자체 사모펀드를 설립해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유진기업은 2012년 하이마트를 롯데그룹에 매각해 여유자금이 충분하다. 유진기업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드는 등 신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유진기업이 자체 사모펀드를 조성해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서고 있어 중간에 인수전을 포기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한앤컴퍼니, 다크호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다크호스로 꼽힌다.

사모펀드 가운데 시멘트회사나 레미콘회사와 손잡지 않고 단독으로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IMM과 한앤컴퍼니 두 곳이었다. 하지만 IMM은 예비입찰에서 탈락해 사모펀드 가운데 한앤컴퍼니만 남았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의 큰 손이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고 슬래그시멘트를 제조하는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도 거느리고 있다.

비록 주요 시멘트회사들의 주력제품인 포틀랜드시멘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슬래그시멘트 분야에서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를 이끄는 한상원 대표는 모건스탠리 시절에도 중국 시멘트기업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적이 있다. 한 대표는 중국 시멘트업계의 구조조정이 일어나기 전 산동성에 있는 시멘트기업 산수이에 투자했다. 이후 중국 시멘트업계가 재편되면서 한 대표는 투자금을 회수해 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거뒀다.

한앤컴퍼니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시멘트분야에서만 3곳에 투자했다. 국내 시멘트산업이 침체돼 기업들이 저평가돼 있어 앞으로 업계가 재편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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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
한앤컴퍼니는 2012년 5월 대한시멘트를 3천억 원에 인수했고 같은 해 7월 쌍용양회 지분을 437억 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넉 달 뒤인 11월 대한시멘트를 통해 유진기업 광양 시멘트공장을 855억 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의 투자는 성공적이다. 대한시멘트는 2012년 매출 260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 734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쌍용양회 지분가치는 1천억 원을 훌쩍 넘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포스코,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등으로부터 포스화인 지분 100%를 680억 원에 사들였다. 포스화인은 슬래그시멘트 원료인 슬래그파우더를 생산하는 곳으로 슬래그시멘트 분야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앤컴퍼니는 슬래그시멘트뿐 아니라 전체 시멘트시장 재편을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앤컴퍼니가 동양시멘트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서 사모펀드 사상 최대규모의 인수를 성사시켰다. 한앤컴퍼니는 만만치 않은 자금 동원력을 보유하고 있어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도 유력한 후보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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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는 2015년 3월 6일에 회생절차가 종결되었습니다. 따라서 최종구 동양시멘트 관리인 겸 대표이사라는 표현은 맞지 않고, 최종구 동양시멘트 대표이사가 맞습니다.   (2015-07-15 13:5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