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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의 공격경영 변신, 현대백화점 정체 탈출의 절박함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7-09 10: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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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의 공격경영 변신, 현대백화점 정체 탈출의 절박함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공격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만큼 매사에 신중했다. 돌다리도 아예 두드려 보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다.

정 회장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정 회장이 2008년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나이도 36세에 불과했다.

정 회장이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을 맡은 점이 경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신중한 경영의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공격적 경영을 바라만 보면서 만년 3위에 머물러야 했다.

정 회장은 2010년 ‘비전 2020’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현대백화점그룹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그 뒤 가구제조업체 리바트와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하는 등 변신을 꾀했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다시 비전 2020의 달성을 강조하며 공격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정 회장이 공격경영에 나선 데는 유통사업의 위기라는 절박함도 자리잡고 있다.

◆ 전방위적 점포확대 추진

현대백화점그룹은 8월 말 경기도 판교에 축구장 30배 크기의 백화점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하 7층~지상 13층 복합쇼핑몰 형태로 연면적 23만5338㎡(7만1204평)에 이른다. 판교역과 바로 연결돼 입지조건이 좋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서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AK플라자 분당점에 비해 고급화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려고 한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을 통해 200만 명에 이르는 성남시와 용인시 고객들을 잡으려고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르면 오는 9월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울렛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 내년 인천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고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도 2개 층을 증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월 김포프리미엄아울렛을 열고 처음으로 아울렛사업에 도전했다.

  정지선의 공격경영 변신, 현대백화점 정체 탈출의 절박함  
▲ 오는 8월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조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도심에 가까운 국내 최대수준의 아울렛이라는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월 서울 신도림역과 연결되어 있는 ‘디큐브시티’를 인수해 점포를 늘렸다.

현대백화점 의류계열사인 한섬은 지난해 신규브랜드 8개를 한꺼번에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도 올해 1분기 가정용 주방시판 사업을 위한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현대리바트는 SK텔레콤과 손잡고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주방가구’ 시판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섬과 현대리바트는 정 회장이 사업확대를 위해 의욕적으로 인수한 기업들이다.

◆ 결심하면 밀어 붙이는 신사업

정 회장은 현대홈쇼핑에 렌탈사업법인 ‘현대렌탈케어’를 편입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렌탈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세워 현대백화점그룹의 독자적 렌탈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렌탈사업이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판단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대렌탈케어를 통해 홈쇼핑 등 유통채널과 시너지를 만들어 가입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지난 6월 신제품 정수기 3종에 이어 최근 ‘스마트 슬림 직수형 정수기’를 선보이는 등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는 일반 정수기와 달리 정수조가 따로 없어 위생적인 점이 강점인데 정수기 교체를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8월 위니아만도 인수를 통해 렌탈사업 진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위니아만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인수를 포기했다.

그 뒤 정 회장은 렌탈사업법인을 세워 렌탈사업 진출을 밀어 붙였다. 한번 결심한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런 모습이 정 회장의 변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말도 나온다.

정 회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도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유통업계 부진이 이어지면서 면세점사업이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현금창출원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이 면세점 영업이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파격적 약속을 내놓은 것도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공격경영이 절실한 현대백화점그룹

정 회장이 공격경영에 나서는 데는 현대백화점그룹을 ‘종합유통서비스 회사’로 키우기 위해 속도를 낼 시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그동안 소비자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는 기업들을 인수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수직계열화를 갖추려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정지선의 공격경영 변신, 현대백화점 정체 탈출의 절박함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만한 사업 찾기에 과감하게 나서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 놓여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사업인 백화점과 홈쇼핑은 모두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상반기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경영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부진에 메르스까지 덮쳐 상반기 현대백화점의 성장률은 1.1%에 그쳤다. 백화점업계에서 이런 성장률은 사실상 뒷걸음질이나 마찬가지다.

이혜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3분기에도 매출 증가율이 -2% 내외로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소비가 단기간에 회복될 지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현대홈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홈쇼핑은 경쟁업체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아 현대백화점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지상파 시청률이 감소하면서 TV홈쇼핑 인기도 예전만 못해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20%에서 지난해 17%까지 떨어졌다,

현대홈쇼핑 주가가 내수부진과 메르스 여파에 따른 실적부진 우려 탓에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대목이 유통사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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