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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김택진 방준혁, 게임업계 판도 바꿀 여름전쟁 돌입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7-03 10: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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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김택진 방준혁, 게임업계 판도 바꿀 여름전쟁 돌입  
▲ 왼쪽부터 김정주 NXC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게임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3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성수기 3강의 경쟁은 향후 게임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그동안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양강체제가 굳건하게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넷마블게임즈의 성장은 게임업계의 양강체제를 깨트렸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이번 여름 성수기를 계기로 국내 게임업계를 ‘삼국지’로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넷마블게임즈는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대규모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약진을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뒷짐지고 바라만 보고 있지 않는다.

김정주 NXC 회장은 넷마블게임즈 천하가 된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물량공세로 맞불을 놓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에 매출순위 2위 자리를 내주며 주춤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올 여름을 기점으로 엔씨소프트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여름 성수기에 모바일게임시장에서 3강이 영토확장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대전을 벌이고 있다.

◆ 게임업계 판도 가를 여름 성수기 경쟁 막 올라

국내 게임시장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약 2조4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70% 이상의 매출이 7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에 일어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모바일과 PC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국내 게임시장의 본 게임은 여름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정설로 자리잡고 있다.

여름에 각급 학교의 방학과 기업체들의 휴가가 몰려있어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률(트래픽)이 연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다.

게다가 최근 국내 게임시장에서 흥행작의 인기가 과거보다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어 기업들은 이번 여름경쟁에 승리해 그 기세를 연말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한마디로 이번 여름이 올 한해 게임농사의 성패를 판가름 짓는다는 것이다.

올해 여름 게임시장의 경쟁이 더욱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또 있다.

그동안 넥슨과 엔씨소프트로 대표되던 게임시장 양강구도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여름을 통해 업계의 판도를 3강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본다. 반면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기존 강자들은 현재 판도를 수성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여름 세 기업이 펼치고 있는 경쟁은 '자존심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넷마블게임즈 넥슨 “이번 여름에 모든 걸 건다”

모바일게임에서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의 이른바 ‘물량공세’ 대결이 주목된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올 여름 성수기 대결에서 승리해 게임업계의 판도를 넷마블게임즈를 포함한 '삼국지'로 바꾸려고 한다.

  김정주 김택진 방준혁, 게임업계 판도 바꿀 여름전쟁 돌입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넷마블게임즈는 6월부터 ‘다함께 차차차2’와 ‘크로노블레이드’, ‘시티앤파이터’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7월 ‘이데아’ 게임의 출시가 예고됐다. 크로노블레이드와 이데아 게임은 각각 개발에만 100억 원이 넘게 투입된 대작이다.

넥슨 역시 지난달 내놓은 ‘용사X용사’를 시작으로 ‘마비노기 듀얼’과 ‘천룡팔부3D' 등을 출시해 맞불을 놨다. 넥슨은 7월까지 적어도 5~6종의 신작 게임을 더 내놓는다.

넥슨은 넷마블게임즈의 기세를 누르기 위해 국내 개발작뿐 아니라 중국에서 흥행한 게임들을 수입하는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중국에서 개발된 '탑 오브 탱커' 게임이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가용할 수 있는 역량을 모두 동원해 흥행작 만들기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두 회사의 자존심 대결은 신작게임의 수뿐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확인된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모바일게임시장의 최대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레이븐’을 시작으로 대규모 마케팅을 연달아 벌여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크로노블레이드’ 게임에 인기 배우 하정우씨를 전속모델로 고용해 TV 광고를 시작했다. ‘다함께 차차차2’ 게임도 축구선수 차범근 차두리 부자가 광고모델로 출연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넥슨도 넷마블게임즈 못지 않게 마케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넥슨은 신작게임 위주로 지상파 TV광고와 버스 지하철 광고를 모두 집행했다. 광고비에만 100억 원 넘게 지출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의 모바일게임 경쟁은 자존심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게임회사들의 광고와 마케팅비 지출이 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그만큼 주도권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반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김택진 “엔씨소프트 체질 확 바꾼다”

PC온라인게임을 주업으로 삼는 엔씨소프트에게도 이번 여름 성수기는 물러설 곳이 없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매출 1881억 원을 내는데 그치며 매출순위 2위 자리를 넷마블게임즈에 내줬다. 넷마블게임즈는 같은 기간 사상 최대 규모인 매출 2034억 원을 기록했다.

  김정주 김택진 방준혁, 게임업계 판도 바꿀 여름전쟁 돌입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에 대해 주력게임인 ‘리니지’와 ‘리니지2’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리니지게임은 출시된 지 17년이 지나 이를 대체해야 할 신작게임이 절실하다.

김택진 대표를 뼈아프게 하는 대목은 엔씨소프트가 PC온라인게임에 안주하는 동안 게임시장의 무게추가 모바일게임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가 더 이상 리니지와 아이온 등 PC온라인게임에 안주할 수 없다고 보고 모바일게임을 강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모바일게임 ‘리니지 이터널’의 서비스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 6월 애초 일정보다 일찍 이 게임을 공개했다. 전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나선 것이다.

엔씨소프는 또 PC온라인게임 ‘블래이드앤소울’의 모바일 버전을 내놓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이들 게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엔씨소프트는 내년부터 모바일게임 출시를 본격화하려고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으로 성공하면 올해 여름이 그 시작점이었다고 기억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가 게임업체 치고 다소 보수적이었는데 올 여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모바일게임사업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PC온라인게임에서 여름 성수기 대목 효과를 톡톡히 누리려고 한다.

엔씨소프는 이를 위해 아이온과 블래이드앤소울 등 인기게임들의 아이템을 추가하는 여름맞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작인 '리니지' 게임도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실시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 자존심 대결의 중심에 선 모바일게임

모바일게임이 3강의 대결구도 중심에 서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모바일게임은 과거 ‘내 손 안의 작은 게임’ 취급을 받았다. 일부 아이템이 무려 1천만 원 선에 거래되기도 하는 PC온라인게임에 비해 다소 중량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은 흥행주기도 짧아 마케팅비 지출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약점도 안고 있었다.

  김정주 김택진 방준혁, 게임업계 판도 바꿀 여름전쟁 돌입  
▲ 김정주 NXC 회장.
이 때문에 게임업계에서 모바일게임만을 전문해서 이른바 ‘업계의 큰 손’ 대접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의 중요성이 서서히 부각되더니 올해 게임업계 판도를 쥐락펴락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우선 시장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까지 연간 시장규모 1조 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던 모바일게임은 올해 2조 원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작 게임들을 중심으로 흥행 장기화에 성공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 웹젠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게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게임회사들이 모바일게임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이는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과도 연관이 있다. 요즘 이른바 '대작'으로 불리는 모바일게임은 개발에만 최소 100억 원이 투입된다. 제작기간도 많게 3년 까지 걸린다.

게임회사들은 각각의 모바일게임마다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필요할 경우 해외의 유명 개발진을 끌어오기도 한다.

넷마블게임즈의 '크로노블레이드' 게임은 GTA와 디아블로 등을 개발한 미국의 개발진이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게임빌은 '이사만루2015'를 조금이라도 더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기아 타이거즈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했던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엔씨소프트 등은 모두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양동작전을 수행하는 기업”이라면서도 “올해 게임시장 최대 성수기인 여름 대목경쟁에서 모바일게임이 유독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인기는 유행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모바일게임시장을 장악하면 전체 경쟁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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