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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고부가 컬러강판 경쟁력 앞세워 봉형강 부진 만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9-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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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컬러강판사업에서 고부가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은 봉형강에 이은 차순위 주력제품인데 최근 경쟁사들이 잇따른 생산력 증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동국제강은 컬러강판시장에서 눈앞의 점유율보다는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고부가 컬러강판 경쟁력 앞세워 봉형강 부진 만회
▲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

15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들어 컬러강판사업에서 고부가 제품의 생산과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앞서 7월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잉크젯 프린트 컬러강판’의 양산체제를 갖췄다. 잉크젯 프린트 컬러강판은 말 그대로 잉크젯 프린터를 통해 종이에 그림을 인쇄하듯 강판 표면을 인쇄해 생산하는 컬러강판이다.

동국제강은 1200dpi(1인치 면적 안에 표시할 수 있는 점의 개수 단위)의 정밀도로 컬러강판의 표면을 인쇄하는 기술을 갖췄다. 포스코강판도 잉크젯 프린팅 컬러강판을 생산하고는 있지만 양산체제는 아직 갖추지 못했다.

지난 6월에는 ‘벤딩웨이브(Bending Wave) 컬러강판’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 컬러강판은 기존 컬러강판이 정형화된 무늬를 지니고 있는 것과 달리 표면에 파도 형태의 엠보싱이 적용돼 가전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동국제강은 벤딩웨이브 컬러강판의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가전사들과 협업을 타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출시한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의 영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럭스틸은 동국제강이 2011년 내놓은 컬러강판 브랜드인데 동국제강은 1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발생을 억제하는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로 제품을 진화시켰다.

동국제강이 이처럼 컬러강판의 고부가화에 힘을 쏟는 것은 국내 컬러강판시장에서 경쟁사들이 잇따라 생산량을 늘리며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컬러강판시장은 연 200만 톤 규모로 동국제강 75만 톤, 동부제철 45만 톤, 포스코강판 40만 톤, 세아씨엠(세아제강의 컬러강판 자회사) 20만 톤 등으로 구성돼있다.

그런데 2위 사업자 동부제철이 KG동부제철로 출범한 뒤 컬러강판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동시에 60만 톤의 생산설비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강판도 생산능력을 늘리는 추세다. 2018년만 해도 포스코강판은 컬러강판을 연 34만 톤 생산했는데 올해 초 신규 라인을 완전가동하면서 생산능력이 6만 톤 늘었다.

동국제강의 주력제품은 봉형강으로 매출 비중이 40%에 이른다. 그러나 컬러강판도 15%가량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사업의 무게감이 가볍지만은 않다.

게다가 봉형강이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업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 반면 컬러강판은 가전제품에 주로 쓰여 계절적 영향이 크지 않다. 이는 컬러강판사업이 동국제강의 전제 실적 안정화에 상당히 기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국제강은 고부가 전략을 통해 경쟁과열이 예상되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국제강의 이런 전략은 봉형강사업의 부진을 상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3분기는 건설업의 계절적 비수기로 동국제강의 봉형강사업도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는다.

통상적으로 9월부터 건설업의 비수기는 끝나지만 봉형강의 수급상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세계 최대의 철강제품 수요처인 중국에서 철강사들이 유통물량의 재고를 과도하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첫째 주(2일~6일) 기준 중국의 철강재 유통재고는 1260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9%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같은 중국의 철강업황 둔화가 동국제강의 3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4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제강으로서는 컬러강판에 거는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행히 동국제강은 컬러강판사업의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판재류의 원재료 철광석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동국제강의 슬래브(열연이나 냉연 등 강판을 만들기 전의 철강 반제품) 매입원가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첫째 주 철광석은 톤당 88달러에 거래됐다. 평년 수준의 60~70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7월 한 때 120달러를 넘어섰다가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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