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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윤종규, 부동산신탁시장에서도 이제 신한과 KB 자존심 대결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8-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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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부동산신탁시장에서도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아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신탁회사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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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국내 금융지주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비은행 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은행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사업은 아직 금융지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높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회장은 퇴직연금과 부동산금융을 하반기 신한금융지주의 성장을 이끌 양대축으로 삼았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굳히기에 들어가는 동시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으로 가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 원에 인수했다. 올해 4월에는 아시아신탁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아 인수가 확정됐다. 조 회장은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면서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금융지주 계열 부동산신탁회사 가운데 1위는 KB부동산신탁이다. 전체 부동산신탁 11곳 가운데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는 4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3위였다.

KB부동산신탁은 최근 몇 년 동안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KB부동산신탁의 순이익은 2013년 21억 원에서 지난해 470억 원으로 5년 만에 200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30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1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의 65% 이상을 냈다.

KB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형 신탁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건설현장의 준공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위험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형태의 신탁으로 위험성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좋다.

조용병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부동산금융사업과 연계해 전략적으로 부동산신탁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순이익 242억 원으로 KB부동산신탁의 절반에 그친다. 아시아신탁도 앞으로 그룹의 탄탄한 자금력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강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뒤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외부 컨설팅 및 내부 논의를 진행하며 부동산금융부문에서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신한리츠운용, 신한은행의 신탁본부, GIB(글로벌투자금융)부문 등이 부동산금융사업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아시아신탁까지 더하면 부동산 투자처 발굴 및 개발, 부동산 임대,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등으로 이어지는 부동산금융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부동산 개발사업권이나 금융주선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협업을 바탕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돼 부동산금융시장에서 사업기회를 더 많이 손에 쥘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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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다만 아직까지는 KB부동산신탁과 아시아신탁의 격차가 매우 크다.

아시아신탁의 상반기 순이익은 37억 원에 그친다. 같은 기간 KB부동산신탁은 순이익 306억 원을 거뒀다.

금융지주 순이익 기여도를 봐도 KB부동산신탁은 KB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신한금융지주의 아시아신탁 지분율은 아직 60%에 그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신탁이 ‘신한’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성장세가 훨씬 가팔라질 것”이라며 “아직은 격차가 크지만 조 회장이 부동산금융을 새 먹거리로 점찍은 만큼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금융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업은 금융지주들이 힘쏟고 있는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뚜렷한 정체기를 겪고 있는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와 달리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도 비은행부문이 갈랐다.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순이익에서 앞섰지만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이 KB금융지주보다 많았다.

신한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그쳤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 비중이 37%에 이르러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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