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016~2017년 입사한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업무를 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업무에서 부당하게 배제됐다며 ‘직장내 괴롭힘’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MBC는 31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을 만나 책상 배치와 업무 분담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며 “아나운서국 고유업무를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은 16일 노동부에 MBC를 상대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근거해 진정서를 냈다. 15일 최승호 MBC 사장에게 직장내 괴롭힘 신고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MBC는 18일 외부 변호사 1명과 사내 임원들로 직장내 괴롭힘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30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아나운서들이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임시로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정규 직원들과 동일하게 직장내 괴롭힘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조사위는 회사가 해당 아나운서들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고 기존 아나운서들과 공간을 분리한 데는 “이미 기존 아나운서들이 프로그램에 모두 배정된 것과 기존 아나운서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 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조사위는 “다만 신고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므로 노동 인권 측면에서 이를 해소하고 오해와 소모적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직무를 부여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은 MBC 노사가 갈등을 벌이던 2016~2017년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그러나 2017년 12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뒤 계약이 해지되면서 회사에서 나가야 했다.
이들은 MBC가 사실상 정규직으로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채용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소송과 근로자 지위 가처분 신청을 냈다.
5월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해고무효 확인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5월27일부터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아나운서 업무공간에서 격리돼 업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사내 전산망에서도 차단당했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