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정부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를 계기로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인상해 업황 회복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2일 “일본정부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로 한국 반도체기업이 큰 위험에 노출됐다”며 “하지만 메모리반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노 연구원은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지면 세계 IT기업 공급망이 붕괴되고 국제적 비난이 커질 수 있어 일본이 이번 사태를 최악의 상황까지 끌고 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오히려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이 앞으로 일본의 추가 제재 가능성을 우려해 재고 확보를 추진하면서 수요를 늘려 반도체 가격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은 최근 낸드플래시 등 일부 메모리반도체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와 관련한 심리적 불안이 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일본 제재가 실제로 반도체 출하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일본의 수출규제를 명분으로 삼아 반도체 생산을 감축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시장 점유율 유지와 투자자의 부정적 시선 등을 고려해 생산 감축을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노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이 이제 공개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바라봤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가 줄고 수요가 늘어나며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반도체업황은 상반기보다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