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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대의 삼성, 주목되는 최치훈의 역할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5-27 17: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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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시대의 삼성, 주목되는 최치훈의 역할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그룹에 ‘이재용 시대’가 열리면서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사장은 이 부회장이 선호하는 해외파 전문경영인으로 앞으로 합병 삼성물산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9월1일 합병을 완료하면 매출 34조 원에 이르는 거대기업이 되는 합병 삼성물산을 누가 이끌게 될지 주목된다.

합병 삼성물산은 패션, 레저, 건설, 상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만큼 분야별 각자대표 체제를 꾸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지금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제일모직은 윤주화 사장이 패션부문을, 김봉영 사장이 리조트·건설부문을 맡고 있고 삼성물산은 최치훈 사장이 건설부문을, 김신 사장이 상사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합병 이후에도 당분간 이들이 각자대표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건설사업의 경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서 중복되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다.

제일모직에서 리조트와 건설사업을 맡고 있는 김봉영 사장이 리조트사업에 전념하고 최치훈 사장이 건설부문을 총괄할 가능성이 있다. 또 김 사장이 건설사업까지 아우르고 최 사장이 물러나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결국 열쇠는 최 사장의 향후 거취다.

최치훈 사장은 2013년 12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임기는 2017년 1월 말까지로 합병 삼성물산 출범 이후에도 임기가 1년6개월 가량 남아 있다.

일각에서 최 사장이 삼성물산 합병 이후가 될지 혹은 임기를 모두 마친 이후가 될 지 불확실하지만 삼성전자로 돌아가거나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로 옮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 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아직 합병 이후에 대해서 확실히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합병 전까지 최 사장이 이전과 동일하게 경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는 최 사장이 이재용 시대에 삼성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최치훈 역할론’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초등학교부터 MBA까지 외국에서 마친 해외파다. 공군학사장교로 병역을 마친 뒤 잠시 삼성전자에 몸담기도 했으나 1년 만에 딜로이트컨설팅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사장은 그 뒤 GE에서 18년을 근무하며 한국인 최초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최 사장은 잭 웰치 GE 회장의 신임을 얻어 GE에너지 글로벌 영업총괄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전문가였던 최 사장이 삼성전자로 돌아온 데는 “GE를 배우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뜻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 뒤 삼성그룹에서 해외파 출신이 중용되는 경향이 강했는데 특히 최 사장은 단연 돋보이는 경력을 갖추고 있다.

최 사장은 2008년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사장을 시작으로 삼성SDI 사장, 삼성카드 사장 등을 역임했다. 최 사장은 다소 부진한 사업들을 맡아 좋은 실적을 거두며 삼성그룹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최 사장은 해외파이고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으로 삼성그룹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색깔을 지녀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스타 전문경영인 자리에 올랐다.

최 사장이 그동안 거친 회사들은 이 부회장이 물려받는 삼성그룹의 주력사업을 담당하는 곳들이다. 최 사장은 전자(삼성전자, 삼성SDI), 금융(삼성카드), 건설(삼성물산)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최 사장을 중용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 부회장은 해외 거대그룹의 총수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에 최 사장과 동행한 적이 있다. 사업적 필요에 의해서 동행한 것이기는 하지만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하는 비공식 만찬자리에 참석시킨 것은 그만큼 최 사장에 대한 신뢰가 깊다는 방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인천항에 입항한 크루즈선 더 월드 호에 최 사장, 홍라희 관장과 함께 승선했다. 이 부회장과 최 사장이 지나 라인하트 핸콕프로스펙팅 회장을 만나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라인하트 회장은 호주 최고의 부자로 알려진 인물로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2012년 마르쿠스 발렌베리 발렌베리그룹 회장 등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경영진과 리움미술관에서 비공개 만찬회동을 하는 자리에도 최 사장이 동석했다. 최 사장은 당시 열린 발렌베리그룹 콘퍼런스 연사로 삼성그룹에서 유일하게 나서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최 사장과 종종 만나 경영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외국생활과 GE 경험에서 우러난 최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철학과 통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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