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8시 45분께 충남 공주시 계룡터널에서 달리던 KTX 창밖으로 뛰어내린 승객 A(32)씨를 구급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공주소방서> |
달리는 고속열차에서 창문을 깨고 뛰어내린 여성이 목숨을 구했으나 열차 지연에 따른 보상금의 배상책임을 지게됐다.
10일 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KTX에서 투신했으나 기적적으로 생존한 여성승객에게 철도공사가 수천만 원의 배상액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승객은 9일 오후 8시45분경 오송역과 공주역 사이 계룡터널을 달리던 KTX에서 탈출용 비상망치로 출입문 유리창을 깬 뒤 뛰어내렸다.
여승무원이 투신자을 발견했을 때 이미 창문을 깨고 상반신을 밖으로 내민 상태였다. 투신자는 “더 살고 싶지 않다”고 외치며 열차 밖으로 뛰어내렸다.
열차는 오송역을 지난 뒤 시속 300㎞까지 속력을 높였다가 공주역에 접근하면서 시속 170㎞로 속도를 낮췄다. 이 때 투신자가 뛰어내려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119구조대는 선로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서 투신자를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열차에서 뛰어내리면 열차 밑으로 빨려 들어가지만 강한 바람이 선로 바깥으로 투신자를 밀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대는 투신자를 다음 열차에 태워 공주역에서 내리게 한 뒤 인근병원으로 이송했다. 팔다리 골절과 찰과상 등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승객의 투신으로 호남선KTX 12편이 최대 1시간24분 지연됐다. 철도공사는 보상 규정에 따라 탑승객 1108명에게 2700만 원의 보상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철도공사는 먼저 탑승객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뒤 투신자에게 청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투신자가 파손한 열차시설 복구금액도 청구하기로 했다.
철도사법경찰대는 투신자가 호전되면 투신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