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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의 현대기아차 세계4위 꿈, 르노닛산 언제 추월하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5-04 13: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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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의 현대기아차 세계4위 꿈, 르노닛산 언제 추월하나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언제쯤 르노-닛산을 제치고 글로벌 판매 4위에 오를 수 있을까?

현대기아차는 2009년 포드자동차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판매 5위를 차지했다. 그 뒤 지난해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판매 4위 르노-닛산을 바짝 추격해 왔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성장세가 올해 들어 둔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은 상당히 부진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고 매 분기마다 꾸준히 증가하던 글로벌 판매량도 뒷걸음질쳤다.

정 회장은 이에 따라 하반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력모델을 일제히 출시하며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현대차는 3월 ‘올 뉴 투싼’을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 신형 ‘아반떼’를 출시한다. 기아차도 하반기 ‘K5’와 ‘스포티지’를 계속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이 네 종의 차량이 수년에 걸쳐 판매가 검증된 모델인 만큼 판매량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 르노-닛산과 격차 빠르게 줄여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르노-닛산과 판매량 격차를 47만 대까지 좁혔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현대기아차 800만5천 대, 르노-닛산 847만 대였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격차를 2009년 103만 대에서 2013년 72만 대, 지난해 47만 대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754만 대에서 지난해 800만5천 대로 판매량이 6.1%나 늘었다. 반면 르노-닛산은 826만 대에서 847만 대로 판매량이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르노-닛산의 판매량은 러시아 최대의 자동차회사 아브토바즈의 판매량을 합친 수치다.

르노-닛산은 아브토바즈의 지분을 74.5% 보유하고 있다. 아브토바즈의 판매량을 제외하면 르노-닛산의 글로벌 판매량은 802만여 대로 현대기아차와 차이가 1만5천여 대밖에 나지 않는다.

◆ 부진한 1분기 판매량, 2분기부터 반등할까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목표를 낮게 잡으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 800만 대를 돌파한 만큼 연구개발과 공장증설 등 800만 대 시대 이후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정 회장이 잡은 올해 판매목표는 현대차 505만 대, 기아차 315만 대로 모두 820만 대다. 르노-닛산의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된다면 격차를 더 줄일 수는 있지만 순위는 뒤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1분기에 판매가 상당히 부진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1분기 둘이 합쳐 199만5천여 대를 판매했지만 올해 193만4천여 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판매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800만 대 판매량 달성을 위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률을 높여 생산량을 늘렸다. 이른바 밀어내기를 한 것이다. 그 결과 생산된 차가 그대로 재고로 쌓였고 1분기 공장 출하량을 비롯해 판매량 자체가 떨어졌다.

현대차 해외공장 10곳 가운데 체코공장을 제외한 9곳은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이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2분기부터 정상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판매목표를 초과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연초 세웠던 786만 대보다 14만 대 많은 800만 대를 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1분기에 판매량이 바닥을 쳤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505만 대 목표를 초과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의 현대기아차 세계4위 꿈, 르노닛산 언제 추월하나  
▲ 정몽구 회장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2013년 11월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제네시스’ 출시 행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뉴시스>

◆ 유럽과 중국, 미국시장에서 판매량 회복

중국, 미국, 유럽 등 현대기아차의 주요시장에서 3월부터 판매량이 일제히 증가하고 있는 점은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량 전망을 밝게 한다.

현대기아차는 3월 유럽시장에서 현지 전략차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6%대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두 회사 모두 유럽에서 기존에 세운 월간 최대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3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는 4만8천여 대, 기아차는 4만5천여 대 판매했다.

현대차는 유럽 전략차종 ‘i10’과 ‘i20’, ‘투싼’을 기아차는 ‘스포티지’를 각각 1만 대 이상 팔았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도 지난 3월 16만 1500여 대를 판매하며 10%대 점유율을 회복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1.9%, 기아차는 9.9%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13만4천여 대를 팔았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9.9% 증가하며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8%대를 회복했다.

◆ 고급차시장에서 서서히 성과

특히 미국에서 현대차의 에쿠스와 제네시스, 기아차의 K9 등 고급차량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점은 정 회장에게 희소식이다.

고급차 판매가 늘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에쿠스, 제네시스, K9을 미국에서 1분기에 7500여 대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00여 대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고급차시장에서 점유율 10.4%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세계 자동차업계 관계자들도 현대기아차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판도가 변하면서 기존 상위권 완성차업체들보다 현대기아차가 더 많은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적 종합회계자문그룹인 KPMG인터내셔널은 ‘2014년 KPMG 글로벌 자동차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현대기아차를 2019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기업으로 꼽았다.

이 조사는 2013년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 세계 28개국 연매출 1억 달러 이상의 자동차산업 관련 기업체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이 현대기아차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이유는 글로벌 고급차시장에서 약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고급차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앞으로 판매량 증가에 긍정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시장에서 부진은 아직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 제네시스를 출시하며 고급차시장을 노렸지만 아직까지 유럽시장의 높은 벽만 확인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5월 유럽에서 출시된 뒤 지난 2월까지 200여 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정몽구의 현대기아차 세계4위 꿈, 르노닛산 언제 추월하나  
▲ 정몽구 회장이 2012년 미국의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방문해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뉴시스>

◆ 브릭스시장에서 선전


신흥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르노-닛산을 제치고 판매 3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신흥시장 판매는 2013년보다 9.1% 증가했다. 이는 100만 대 이상 판매한 자동차회사 가운데 10.6%를 기록한 혼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현대기아차의 신흥시장 판매량은 2002년 14만4천여 대에 불과했지만 2008년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섰고 2011년 200만 대를 돌파했다.

이는 정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현지생산과, 현지 전략차종 출시 등 현지 맞춤화 전략을 강력히 추진한 덕분이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에 모두 274만 대 규모의 현지공장을 운영하면서 국가별로 전략차종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르노-닛산과 달리 현대기아차가 러시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러시아시장 판매량은 1% 정도밖에 줄지 않았다. 루블화 폭락으로 러시아에서 전체 신차 판매량이 10% 넘게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선전한 편이다.

반면 르노-닛산에 소속된 아브토바즈의 지난해 판매량은 2013년보다 15% 이상 줄었다.

러시아에서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사업을 중단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시장이 어려울 때 점유율을 확대해 러시아 소비자에게 좋은 인식을 줘서 환율이 안정됐을 때 시장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 신차효과로 판매량 끌어올린다

정 회장은 올해 대기아차가 주력모델들의 신차를 글로벌시장에 대거 출시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과 신형 아반떼를, 기아차는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3월 중순부터 내수시장에서 신형 투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형 투싼은 영업일수 11일 만에 2900여 대가 팔리며 국내 소형 SUV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가 2분기부터 글로벌시장에 신형 투싼을 출시하면 현대차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신형 투싼을 5월 북미, 7월 유럽에서 출시하고 10월부터 중국에서 판매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올해 28만 대 판매하고 내년부터 연간 57만 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하반기 아반떼의 완전변경모델도 5년 만에 내놓는다. 아반떼는 1990년 출시된 뒤 지난해까지 세계에서 1018만 대가 팔린 현대차의 주력모델이다.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한다.

신형 K5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나온 2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이달 초 서울모터쇼와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신형 K5를 공개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K5는 출시된 뒤 최근까지 모두 130만 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K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포티지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SUV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기아차는 스포티지가 SUV 명가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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