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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호랑이 마스크'로 전기차 디자인 방향 제시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3-06 14: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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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미래 전기차에 ‘호랑이 마스크’를 씌우며 새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호랑이 코’로 상징되는 기아차 그릴의 디자인 철학을 계승하면서 과감한 시도를 추구한 것인데 ‘포스트 피터 슈라이어’로 일컬어지는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가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호랑이 마스크'로 전기차 디자인 방향 제시
▲ 기아자동차가 5일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

6일 오토모티브뉴스는 기아차가 5일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를 놓고 “기아차의 상징적 호랑이 코 그릴을 지능적으로 재해석한 이 차는 LED전조등 유닛을 둘러싼 선명하게 빛나는 ‘호랑이 마스크’가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기아차는 새 전기차 콘셉트카의 전면부 디자인에 대해 ‘호랑이 코 그릴을 당당하고 세련된 형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수평 ‘눈꺼풀’에 따라 양쪽으로 분리된 메인빔 장치는 투명 아크릴유리로 된 단일 블록으로 이뤄져 눈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효과를 낸다”며 “이 놀라운 호랑이 마스크는 21세기의 기아를 상징하는 독특하고 분명히 드러나는 한 조명 모티브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출시하는 차량을 보면 후미등을 일자 형태로 잇는 방식의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G90’과 곧 출시될 ‘8세대 쏘나타’가 이런 방식으로 디자인된 차다.

하지만 전면부의 헤드램프가 일자 형태로 이어진 차량은 ‘이매진 바이 기아’가 처음이다.

기아차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장 흐름에 따라 자동차 디자인의 새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콘셉트카 디자인이 주목받는다.

내연기관차는 차 특성상 엔진 열기와 라디에이터 등을 식히기 위한 그릴을 차 앞쪽에 배치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성능차는 공기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 범퍼 하단부까지 그릴을 확장하기도 한다.

그릴이 자동차 전면부의 많은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완성차기업들은 이를 고유의 디자인으로 형상화해 차를 상징하는 요소로 삼는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그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엔진 대신에 모터로 구동된다는 특성상 과냉각이나 과열의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그릴이 빠지다 보니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앞부분에 특징적 요소로 삼을만한 것이 없어 상대적으로 ‘밋밋’할 수밖에 없다. 상상력을 발휘해 새 디자인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기아차 자동차 디자인을 총괄해온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2018년 3월 해외 언론과 만나 “새로운 기술들이 기존의 편안함을 벗어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새 디자인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아차가 공개한 ‘이매진 바이 기아’는 이런 고민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호랑이 마스크'로 전기차 디자인 방향 제시
▲ 그레고리 기욤 기아자동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

호랑이 마스크라는 파격적 디자인을 내놓고 변화를 이끄는 인물은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다.

기욤 디자이너는 직접 제네바모터쇼 현장에 나와 “감성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통해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직접 디자인 의미 등을 설명하며 “호랑이 마스크는 투명한 유리블록에 매달려 있는 헤드램프의 모양과 느낌을 만드는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기욤 디자이너가 직접 총괄해 내놓은 이매진 바이 K시리즈 세단의 상징 호랑이 코 모양의 그릴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한 단계 진화한 호랑이 마스크로 기아차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욤 디자이너가 그동안 꾸준히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뒤를 이어 기아차의 미래 디자인을 책임질 인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아차가 내놓을 전기차는 호랑이 마스크에 기반한 형태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욤 디자이너는 제네바모터쇼에서 “특징적 헤드램프는 앞으로 기아차의 미래 전기차 전반에 걸쳐 통일된 디자인 요소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욤 디자이너는 그동안 10년 넘게 기아차에서 일하면서 유럽지역을 목표로 한 차종의 디자인을 주도해왔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인기 차량인 ‘씨드’를 비롯해 ‘스팅어’ 등이 그의 손에서 탄생한 차량들이다.

기욤 디자이너는 1969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991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아트센터칼리지(ACCD, Art Center College of Design)를 졸업했다.

이후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2004년까지 일하다가 2005년 기아차 유럽 디자인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폴크스바겐 골프의 4세대 모델 출시 등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보다 앞서 기아차에 입사한 뒤 현재까지 여러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 포스트 슈라이어 체제를 이끌 핵심 디자이너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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