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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도시철도 2천km시대 열린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4-16 2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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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도시철도 2천km시대 열린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3년 7월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지하철 9호선이 최근 2단계 개통을 했다. 9호선 개통으로 수도권 도시철도 총 노선길이는 거의 1천km에 육박하게 됐다. 상하이(568km), 중국(465km), 도쿄(354km)보다 길다.

서울지하철을 포함해 인천도시철도, 인천국제공항철도 등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따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수도권의 전철체계를 통칭해 수도권 도시철도라고 일컫는다.

수도권 도시철도는 2015년 4월 기준으로 18개 계통 27개 노선, 532개 역으로 이뤄져 있다. 연간 이용객은 26억 명으로 도쿄와 베이징에 이어 3번째다.

규모도 규모지만 수도권 도시철도는 시설과 편의성에서 세계 최고수준으로 꼽힌다.

2012년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은 세계 최고의 지하철 시스템을 갖춘 도시로 서울을 선정했다. 잘롭닉은 서울 지하철이 깨끗하고 이용이 간편하며 스크린도어가 미래적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 40년 만에 80km→1000km

수도권 도시철도는 벌써 4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74년 8월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청량리구간을 개통한 것이 수도권 도시철도의 시작이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 북한에 이어 4번째로 지하철을 개통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은 지상구간인 경부선(서울역~수원역), 경인선(구로역~인천역), 경원선(청량리역~성북역)과 직결운행했다. 1974년 수도권 도시철도 구간 길이는 81.8km였다.

그뒤 1985년까지 지하철 1~4호선이 개통됐다. 1기 지하철 계획은 당초 4대문 안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에서 교외를 연결하는 1~5호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장이 최초 입안자였던 김현옥 시장에서 양택식 시장을 거쳐 구자춘 시장으로 바뀌면서 기존 도심과 함께 강남, 영등포를 부도심으로 개발해 이들을 지나는 순환선인 2호선이 만들어지고 도심을 X자로 교차하는 3호선과 4호선이 지어졌다.

2기 지하철은 도심을 연결하는 것보다 도심과 주변지역을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는 1989년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기존 지하철 연장과 5~8호선 건설을 확정했다. 1995년 5호선 왕십리~상일동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2000년 6호선 봉화산~응암 구간 개통으로 2기 지하철이 완공됐다.

2000년 서울지하철은 혼란을 없애기 위해 기존 지하철과 직결운행으로 수도권 신도시들을 잇는 일산선, 안산선, 과천선 등을 통합해 수도권 전철 1호선~4호선으로 안내체계를 일원화했다. 또 1999년 처음 개통한 인천도시철도까지 포함하는 수도권 도시철도라는 개념이 이 때부터 생겨났다.

3기 지하철은 9~12호선으로 1993년부터 계획됐으나 외환위기를 맞아 계획대로 추진돼지 못했다. 그 가운데 9호선만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예정대로 건설될 수 있었다.

3기 지하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으나 여전히 지하철을 필요로 하는 지역들을 위해 서울시는 경전철 계획을 입안했다. 2000년 서울시 교통정비 중기계획에서 12개의 경전철 노선이 처음 발표됐다.

그뒤 경전철 계획은 여러차례 변경이 이뤄졌고 현재 2013년 발표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에 따라 10개 노선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뿐 아니라 수도권 전철도 분당선·경의선·중앙선·신분당선 등 지속적으로 노선을 늘려갔다. 수원과 인천을 연결하는 수인선처럼 서울 진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노선도 개통했다.

수도권 전철은 경기도 바깥까지 뻗어나갔다. 수도권전철 1호선은 충남 천안까지 이어졌고 경춘선은 춘천까지 연결됐다.

현재 수도권에서 공사중인 노선은 기존노선의 연장선을 제외하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 경전철 우이선, 소사원시선, 성남여주선, 김포 도시철도 등이 있다.

이밖에도 경기도가 올해 수도권고속철도(GTX)를 비롯해 별내선, 하남선, 신안산선 등 19개 도시철도 노선 건설에 필요한 예산 1조4377억 원을 확보해 수도권 도시철도 건설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상하거나 계획중인 노선이 전부 개통할 경우 수도권 도시철도 총 연장길이는 최대 2천km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도시철도 2천km시대 열린다  
▲ 1974년 8월15일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청량리구간이 처음 개통됐다. <코레일>

◆ 문제는 예산, 민자유치 문제없을까

도시철도사업은 편리한 교통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지역에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점에서 서민친화적 사업이다.

특히 우리나라 지하철 요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장애인과 노인 등 복지취약계층에게 무임승차를 제공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도시철도사업이 막대한 혈세를 들여 부동산 가격 상승을 낳는 반서민적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철역에 인접한 지역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부유층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가적 사업이 남용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동산 가치 때문에 지하화가 불필요한 구간도 지하화를 하는 등 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가 무작정 수천억~수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도시철도사업을 펼칠 수 없다. 도시철도사업에 민자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울시는 처음 3기 지하철 계획을 5조7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고 재정이 어려워지자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고 결국 민간자본을 유치해 9호선을 건설했다.

지하철9호선사업은 민간자본이 투자해 공공시설물을 건설하고 정부가 소유하되 민간에서 일정기간 운영권을 갖는 BTO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인 현대로템과 맥쿼리 컨소시엄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이 주어졌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연 8.9%의 수익을 보장하는 운영수입보장제(MRG)가 논란을 낳았다. 서울시는 매년 수백억 원의 수익을 보전해야 했다.

서울시는 2012년 9호선 2대주주 맥쿼리가 9호선 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고 하자 반대했고 결국 양측은 행정소송을 벌였다.

그 결과 서울시가 승소해 9호선 운영주체인 서울메트로9호선 재구조화가 이뤄졌다. 그뒤 대주주가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으로 바뀌었고 적자보전 수익률은 4.86%로 낮아졌다. 요금결정권도 서울시가 보유하게 됐다.

서울시는 지하철9호선 1단계에서 뜨거운 맛을 본 뒤 2단계, 3단계 사업은 100% 서울시 예산으로 다시 변경했다. 운영주체도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게 맡겼다.

그렇지만 여전히 예산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은 남았다. 지하철 9호선은 차량부족으로 출퇴근시간 200%가 넘는 혼잡도를 기록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도시철도에서 민자사업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분당선은 두산건설이 최대주주인 신분당선주식회사와 경기철도주식회사가 건설·운영하고 있으며 의정부경전철은 GS건설이 최대주주인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가 건설·운영하고 있다. 용인경전철은 한진중공업과 영국의 봄바르디어가 출자한 BTIH가 최대주주다.

서울 경전철 계획 가운데 가장 먼저 착수한 우이신설선 역시 포스코그룹 계열인 우이신설경전철주식회사가 건설하고 있다.

서울시는 경전철 10개 노선 가운데 신림선과 동북선도 민간사업자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추진중이다. 서울시는 나머지 노선들도 민자유치로 가닥을 잡았다.

서울시는 MRG 폐지 이후 위축된 민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전철사업에 기존 수익형 민자사업을 발전시킨 위험분담형·손익공유형 민자사업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일정부분 손실을 분담하기로 하는 방식이다.

도시철도 민자사업의 뿌리는 깊다. 도시철도 태동부터 민자사업 방식이 검토됐다. 1970년대 1기 지하철인 3호선과 4호선은 건설투자뿐 아니라 소유권 자체를 기업이 보유한 사철로 건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978년 대기업의 부동산 소유를 제한하는 8.8조치가 시행되자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줄었고 결국 서울시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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