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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중동에서 한화그룹의 새 길을 찾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4-07 13: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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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중동에서 한화그룹의 새 길을 찾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건설현장을 찾아 현지근로자를 격려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중동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뚝심있게 추진해온 중동사업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의 중동사업은 다른 기업들이 중동사업을 축소하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건설은 5일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비스마야 신도시 사회기반시설 추가 공사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에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과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우원회 의장이 대표로 나섰으며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도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한화건설이 짓고있는 비스마야 신도시에 학교·병원·관공서 등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이번 계약 규모는 21억2천만 달러다.

기존 한화건설이 짓는 아파트 건설 공사 규모 80억 달러와 합하면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프로젝트 규모는 100억 달러를 넘어선다. 해외건설 사상 최대규모다.

김 회장은 지난해 이라크 내전사태에도 중단없이 비스마야공사를 추진했고 12월 경영복귀 뒤 가장 먼저 이라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추가공사 수주의 발판을 놓았다.

한화그룹이 중동에서 올린 성과는 이뿐이 아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시프켐과 합작법인 인터내셔널폴리머스(IPC)가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상업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IPC는 2011년 한화케미칼과 시프켐이 8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한화케미칼은 중동에 EVA 생산공장을 갖춰 원가절감과 규모의 경제 확대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됐다. EVA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의 국제가격은 900달러 이상이지만 중동지역의 에틸렌 가격은 300달러 이하다.

한화케미칼은 IPC의 EVA 생산량을 포함하면 연간 31만 톤의 EVA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듀폰(40만 톤)에 이어 세계2위다.

한화케미칼의 중동사업 역시 김 회장이 유화제품 원가절감을 위해 현지에서 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주가는 7일 장중 한때 3만9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화는 한화건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한화건설의 대규모 공사 수주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는 한화케미칼 지분 36.52%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중동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다른 기업들이 중동 비중을 줄여가고 있는 점과 크게 비교된다.

건설사들은 저유가 등으로 중동투자가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해외사업의 중심을 중동에서 남미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 가운데 중동지역 비중은 47.5%였다. 특히 저유가가 나타나기 전인 1분기에 중동 비중은 79.3%였다.

하지만 갈수록 해외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 올해 1분기에 중동비중이 29.0%까지 낮아졌다. 중동지역 수주액은 아시아와 중남미지역 수주액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화그룹은 이라크 정부의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폭을 확대하고 나아가 태양광사업 등 신사업으로 중동진출을 넓혀갈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의 미래전략사업인 태양광사업이 중동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사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를 중심으로 태양광사업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3월 요르단 암만에 12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중동지역 태양광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에 IPC가 상업생산을 시작한 EVA가 태양전지용 시트에 사용된다는 점도 중동지역 태양광사업 육성의 기대감을 높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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