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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폭풍전야, 심각한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4-05 12: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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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폭풍전야, 심각한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 래리 페이지 구글 CEO

태풍이 불기 직전 바다는 유난히 잔잔하다고 한다.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비하기 더욱 까다로운 것도 이 때문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구글이 처한 상황이 폭풍전야의 잔잔한 바다 같은 상황이라고 보는 듯하다.

겉으로 드러난 구글의 사업은 아무 문제가 없다. 구글의 매출도 늘고 순이익도 순조롭게 내고 있다.

그러나 구글 내부에서 현재상황을 구글의 ‘심각한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그동안 구글을 이끌던 전문가들이 점차 구글을 떠나고 있다. 구글이 미래의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웠던 사업들도 죄다 실패하거나 시장에서 차가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구글의 주력사업인 인터넷 검색과 광고수익도 점차 아마존과 같은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검색시장 최강자라는 구글의 달콤한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무인자동차 사업과 인공지능 등 미래사업 전략을 끈질기게 찾아내는 쪽을 선택했다.

페이지의 끈질긴 도전이 구글을 다시 한 번 도약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 구글글라스 구글워치 실패, 구글 떠나는 전문가들

구글은 지난해 매출 660억 달러를 올려 전년보다 100억 달러 가량 매출이 늘었다. 매출규모로 따졌을 때 작년 1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페이스북보다 4배가 넘는다.

그런데도 구글 내부에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구글이 자랑하는 지도 서비스 ‘구글맵’의 개발을 총 지휘했던 앨런 유스터스 부사장이 최근 구글을 떠났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만든 앤디 루빈도 퇴임했다.

이들이 구글을 떠난 이유는 구글 비밀연구소 ‘구글X’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규사업들이 시장에서 죄다 차가운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구글 폭풍전야, 심각한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 구글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구글 글래스'
대표적 사례가 2013년부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구글글라스’(스마트안경)가 시장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것이다.

구글글라스는 스마트폰을 안경으로 옮겨와 혁신을 이뤄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글로벌시장에서 2년 동안 100만 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디자인은 너무 투박했고 1500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구글 운영체제(OS)를 탑재해 관심을 끌었던 구글워치(스마트시계)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스마트워치를 스마트폰의 보조수단으로 여긴 것과 달리 구글은 독자적 운영체제를 탑재했는데 너무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과 부족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구글이 최근 새로운 사업의 연구에서 기간을 정해 놓고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연구를 중단하고 다른 회사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지출한 금액만 98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1년 전보다 38%나 늘어난 것인데 매출 증가율보다 두 배나 더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들어 구글은 연구개발에 돈을 퍼붓는 방식을 그만두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얼마 전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던 루스 포랏을 공석이던 구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앉혔다. 루스 포랏은 뉴욕 월가에서 IT기업의 상장을 전문적으로 도맡아 온 이 분야 전문가다.

페이지가 포랏을 영입한 것은 구글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흔들리는 검색시장

구글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검색시장에서 아마존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검색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광고수익도 줄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 광고수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주력사업인 광고에서 고전하면서 매출도 시장 예상치인 184억6천만 달러보다 3억6천만 달러 줄어든 181억 달러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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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4월 26일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왼쪽)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
이는 이용자들이 PC 인터넷보다 모바일을 선호하는 데다 모바일 환경에서 대부분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아마존 검색서비스를 이용해 물건을 검색한 비율이 39%로 불과 6년 만에 21%나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구글을 이용해 상품검색을 하는 쇼핑객들의 비율은 2009년 24%에서 지난해 11%까지 떨어졌다.

구글이 가장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인 동영상시장도 앞날이 밝지 않다. 페이스북이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동영상시장에 뛰어들어도 구글이 보유한 ‘유튜브’의 아성을 넘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5억 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점은 구글에게 불안요인으로 손꼽힌다.

페이스북이 구글의 동영상 광고를 뛰어넘는 ‘고객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점도 구글로서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은 구글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구글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주당 580달러 선에 거래되다 지금은 538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마저도 올해 들어 내림세를 지속하다 3월부터 오른 수치다.

◆ 페이지 “미래사업 멈추지 않는다”

구글의 사업을 이끌던 주요 인재들이 회사를 떠난 상황에서 새로운 2인자로 부상한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에 대한 기대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페이지도 지난해 피차이 수석부사장에게 구글의 핵심제품 대부분을 책임지도록 권한을 줬다. 피차이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 크롬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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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무인자동차 '구글카'
피차이는 2월 막을 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앞으로 무인기와 열기구를 이용한 무선인터넷사업, 핀테크사업, 무인자동차사업 등을 강화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글이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구글이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무인자동차사업이다. 이 분야는 현재 닛산과 애플이 참여해 경쟁이 치열하지만 연구진행 상황은 구글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1일 “구글의 장기적 목표는 인공지능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구글은 언제까지나 인터넷 검색회사로 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글의 공동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2017년 쯤이면 무인자동차가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페이지는 구글의 무인자동차가 상용화하기만 하면 자동차시장에 일대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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