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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새 자동차 격전장 인도에서 생존경쟁 참전 태세 마쳐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1-23 15: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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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인도 자동차시장에 조만간 첫 발을 내딛는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의 수요가 둔화함에 따라 인도 등 신흥국 판매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기아차는 하반기 현지공장 완공과 함께 인도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도권역본부를 만들 가능성도 크다.
 
기아차, 새 자동차 격전장 인도에서 생존경쟁 참전 태세 마쳐
▲ 심국현 기아자동차 인도법인장.

23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인도 공장의 가동 일정에 맞춰 현지 판매를 개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당초 7월 이후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공사 진척도가 빨라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 출시할 차종은 판매시점이 정해진 뒤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기아차는 1월 말에 인도 공장에서 자동차를 시험 생산하는데 이르면 4~5월부터 현지 고객들에게 사전계약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보다 2~3달가량 일정이 앞당겨지는 것이다.

기아차가 인도 자동차시장에 발을 내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21년 전인 1998년에 이미 첸나이 공장을 설립·가동하며 인도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기아차는 그동안 인도에 진출하지 않았다. 한국이나 중국,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인도에 수출한 사례도 없다.

기아차의 인도 공장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아난다푸르에 위치한다. 기아차는 이 공장에서 연간 30만 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2017년부터 공장 건설에 투입한 자금만 모두 11억 달러다.

기아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자동차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판매체제를 서둘러 구축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18년에 인도에서 팔린 자동차는 모두 399만 대다. 2017년보다 판매량이 8.3% 늘었다.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이 각각 0.6%, 0.7%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판매량은 2.8% 감소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21년경에는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가 자동차기업들의 새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토요타와 BMW, 르노 등 인도에 이미 진출한 글로벌 경쟁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기아차가 다소 뒤늦게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초반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기아차는 인도 소비층들의 수요가 높은 현지 전략차종을 빠르게 출시하면 시장에서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국현 기아차 인도법인장은 최근 인도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인도시장에서 12개의 주요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것은 생존게임”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새 자동차 격전장 인도에서 생존경쟁 참전 태세 마쳐
▲ 기아자동차의 인도 아난다푸르공장.

심 법인장은 “인도 고객들은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지닌 상품 구매를 선호한다”며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기아차가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아차는 올해 차량 판매를 시작으로 6개월 마다 새로운 차량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2022년까지 6개의 차종을 선보여 기아차를 인도 5대 자동차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현지인들에게서 인기가 높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부터 시작해 인도 정부의 환경정책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 등으로 전략차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기아차의 인도 자동차시장 공략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별도의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해외법인의 시장 대응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권역별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북미와 유럽, 인도, 러시아권역본부 등 4개의 권역본부를 가지고 있지만 기아차는 북미와 유럽, 러시아권역본부 등 3개의 권역본부만 두고 있다.

기아차가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하반기에 맞춰 현대차그룹이 인도권역본부를 설립해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권역별 책임경영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사업 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것”이라며 상반기 안에 세계적으로 권역본부 설립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권역본부체제 구축은 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꾸준히 실행되고 있다”며 “기아차 인도권역본부가 설립될 가능성이 있지만 언제 구체화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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