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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라면, 농심 신라면은 얼마나 장수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3-17 21: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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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춘호 라면, 농심 신라면은 얼마나 장수할까  
▲ 신춘호 농심 회장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 가운데 ‘회장님’ 성을 딴 상품이 있다. 국내 판매에서 사반세기 동안 1위, 전 세계 90여개 나라에서 매년 7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식품업계의 반도체’, 신라면이 그 주인공이다.

신라면은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로 꼽혔다.

한국갤럽이 전국 13세 이상 남여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자의 43%가 가장 좋아하는 라면으로 신라면을 꼽았다. 2위 삼양라면(13%)을 멀찍이 떨어뜨리고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신라면은 지난해 한국생산성본부와 산업자원부가 산출한 브랜드지수인 NBCI에서도 78점으로 삼양라면(72점)과 진라면(72점)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신라면은 28년 만에 리뉴얼을 실시하고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신라면의 이름이 신춘호 농심 회장의 성을 따서 지어진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신라면은 1986년 신 회장이 내놓은 회심의 작품이다. 농심은 1985년 후발주자로 라면업계 선구자인 삼양식품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뒤 시장 지배력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 신라면을 내놓았다.

신 회장은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를 주문하며 개발단계에서부터 신라면에 깊이 관여했다. 그리고 성을 따라 신라면이라는 이름을 지을만큼 강한 애착을 보였다.

특히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카피도 신 회장이 직접 만들었다. 신라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개발부터 광고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신라면은 ‘회장님 라면’답게 출시가격이 200원으로 비싼 편이었다. 당시 다른 라면들이 100~120원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두배 가까운 가격이었다. 이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으나 출시 첫해 신라면은 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이듬해인 1987년 18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안성탕면을 제치고 농심의 대표라면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 프리미엄 라면으로 내놓은 ‘신라면 블랙’도 판매중단과 재출시 과정을 거쳐 연매출 600억 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28년 만에 신라면 리뉴얼을 시도했다. 리뉴얼 과정 역시 신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은 출시 이후 동일한 맛과 포장을 고수해 왔는데 이를 대대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기존에 얼큰한 국물 맛에 주력했다면 리뉴얼 신라면은 면에 중점을 두고 식감을 쫄깃하게 개선했다.

포장은 신라면의 ‘신’자가 더욱 부각되도록 크기를 키우고 눈에 띄도록 배치했다. 나머지 디자인 요소는 축소하거나 생략해 간소화했다.

28년 만의 리뉴얼이라는 도전이었지만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라면은 지난해 7월 점유율 13%에서 리뉴얼이 이뤄진 8월 13.3%로 소폭 상승했고 9월 14%로 점유율이 더 올랐다.

  신춘호 라면, 농심 신라면은 얼마나 장수할까  
▲ 신라면은 28년만에 지난해 리뉴얼을 단행했다
신라면은 현지화 전략을 취하지 않는다. 세계 어디서 팔리는 신라면이라도 특유의 매운맛을 고수한다.

해외시장 가운데 가장 큰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회사 내부에서 중국 입맛에 맞춰 맛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은 물론이고 포장과 규격 등 모든 면에서 동일하게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신라면의 정체성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신라면은 농심의 중국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신라면은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의 농심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11일 중국 싱글데이 때 신라면 등 ‘농심라면 패키지’가 하루 매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덕분에 농심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1억8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농심은 신라면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심은 중국진출과 함께 시작한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상금을 올해 10월부터 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농심신라면배를 세계 넘버원 대회로 격상하고 신라면 브랜드를 13억 중국인들에게 확실히 알리기 위해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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