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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수 정몽익 "집단장 욕망을 사로잡아라"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5-03-13 11: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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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장수 정몽익 "집단장 욕망을 사로잡아라"  
▲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왼쪽)과 정몽익 KCC 사장

봄이 왔다.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집을 새로 단장하려는 욕망이 꿈틀댄다.

집단장 욕망을 사로잡기 위한 건자재업체의 경쟁도 뜨겁다. LG하우시스와 KCC는 건자재업계 전통의 라이벌이다.

정몽익 KCC 사장은 최근 들어 직접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방식으로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다. 과거 기업간거래(B2B)에 주력하는 데서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B2C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이를 통해 건자재부문 매출에서 LG하우시스를 따라잡으려고 한다.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은 방어에 나섰다. 그동안 해외시장에 주력했는데 KCC의 공세가 거세지자 맞대응하고 있다.

국내 인테리어 리모델링시장은 이미 20조 원을 넘어 조만간 3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3만 달러가 넘어서면 집과 관련한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게 정설이다. 우리나라도 이르면 올해 3만 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LG하우시스와 KCC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 정몽익의 KCC, B2C사업 공세

KCC는 최근 경력단절여성들을 인테리어 플래너로 채용해 고객을 상대로 건자재사업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테리어 플래너는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고객들을 찾아가 상담해 주고 인테리어 견적, 계약, 시공은 물론이고 사후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건자재업계에서 KCC가 최초로 시도하는 제도다.

KCC는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이런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장수 정몽익 "집단장 욕망을 사로잡아라"  
▲ KCC 홈씨씨인테리어 전시판매장
KCC는 인천과 목포에 오프라인 홈씨씨인테리어 전시판매장을 두고 있는데 이를 더욱 늘리기로 했다. KCC는 올해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9곳에 전시판매장을 열고 이곳에 인테리어 플래너를 배치하기로 했다.

KCC의 전시판매장은 건물 전체가 단일매장으로 되어있는데 소비자는 시멘트, 벽지, 커튼 등 각종 건자재 구매가 가능하다. 전시판매장의 한 층에 490㎡(148평) 규모로 실제 거주공간을 재현한 쇼룸도 들어있다.

KCC는 B2C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와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KC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TV예능프로그램 ‘즐거운가’라는 집짓기 프로그램을 통해 KCC의 친환경 제품들을 선보였다.

KCC는 지난해 LG하우시스를 겨냥해 공격적 광고를 내보내다 광고를 중단한 적도 있다.

KCC는 광고에서 창호를 고를 수 있는 방법을 놓고 “지인은 모른다. 홈씨씨인테리어는 안다”는 문구를 넣었는데 ‘지인’은 누가 봐도 경쟁사 LG하우시스의 인테리어 브랜드처럼 들렸다. 홈씨씨인테리어는 KCC의 브랜드이고 지인은 LG하우시스의 브랜드다.

KCC는 국토부가 시행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자로도 공식 지정됐다.

그린리모델링은 기존 노후 건축물의 단열성능을 높이기 위해 창호, 유리, 보온재 등을 바꿀 경우 교체비를 저리로 선지원하고 공사 뒤 에너지 절감액과 수익성 개선액에 따라 비용을 연차적으로 회수하는 사업이다.

KCC는 지난 1월 국토부, 제주도와 노후 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장수 정몽익 "집단장 욕망을 사로잡아라"  
▲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

◆ 오장수의 LG하우시스, B2C시장 방어 나서


LG하우시스는 지난해 2월 서울 논현동에 ‘지인스퀘어’라는 전시장을 열었다. 이곳은 반응이 좋아 개장 초반 월평균 3천 명의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지인스퀘어에 인테리어 자재 전시공간, 디자인 트렌드 공간, 세미나와 강연 룸, 카페 등으로 꾸며졌다.

LG하우시스는 창호 전문 매장인 ‘지인 윈도우 플러스’를 통해 소비자를 상대로 한 직접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145개의 지인 윈도우 플러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고객들이 창호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고 상담, 견적, 시공, 사후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LG하우시스는 KCC가 TV광고에 나서자 판매채널 확대로 대응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업계 최초로 ‘지인몰’이라는 온라인몰도 열었다.

LG하우시스는 KCC가 바닥재, 창호, 벽지 등 전체 패키지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친환경과 고효율 에너지 건자재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그린리모델링사업에서도 KCC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정부의 그린리모델링 공사실적의 절반을 수행했다.

◆ B2C시장이 주목받는 이유

LG하우시스나 KCC는 그동안 B2B를 중심으로 건자재사업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B2C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의 48%는 오래된 주택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750만 호 이상의 주택이 리모델링의 잠재적 시장이라고 파악한다.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집을 좀더 편리한 구조로 바꾸려는 욕망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인테리어 수요가 지속적으로 중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B2B시장이 축소되는 데 비해 B2C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 관계자는 “건축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르러 대규모 공사가 크게 줄었고 고객들은 창호 브랜드까지 신경 쓰는 추세”라며 “과거처럼 B2B시장에 의존하기보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업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건자재사업의 경우 B2C사업이 B2B사업보다 수익성이 높다. 수익성이 높은 B2C 유통망이 확대되면서 건자재회사들의 영업이익률도 좋아졌다.

KCC 건자재사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예전에 3.3%에 머물렀으나 지난해부터 1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오장수 정몽익 "집단장 욕망을 사로잡아라"  
▲ 정몽익 KCC 사장

◆ LG하우시스와 KCC의 치열한 1위 경쟁


LG하우시스의 2013년 건자재 부문 매출은 KCC보다 3500억 원 정도 더 많다.

하지만 전체 매출을 보면 KCC가 LG하우시스를 앞선다. 이런 점 때문에 KCC와 LG하우시스는 오랫동안 서로 1위를 주장하며 경쟁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주관한 ‘2014 한국산업브랜드파워’ 조사결과를 보면 KCC가 지난해 창호재 부문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창호재 부문의 브랜드 파워 조사는 2003년부터 실시됐는데 LG하우시스는 첫 해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하다 지난해 KCC에게 추월당한 것이다.

그러자 KCC는 '국내 최대 건축자재기업'이라고 홍보를 하고 나섰고 LG하우시스는 '국내 최대 건축장식자재기업'이라고 받아칠 정도로 두 기업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사업부별 매출 비중이 건자재 부문 60%, 소재부문 40%로 구성돼 있다. KCC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건자재 부문의 비중은 37% 정도이고 도료부문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 두 회사의 다른 전략

KCC와 LG하우시스는 몸집을 키우는 데도 상대방을 의식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건자재 부문에서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하우시스의 건자재 부문은 매출의 3분의 1을 해외수출에서 낸다.

LG하우시스는 미국과 중국 등 기존의 해외 주력시장뿐 아니라 중동, 동남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 영업 등 모든 부문의 현지거점을 확보해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은 “친환경과 에너지절감 건축자재로 시장을 선도하고 자동차부품, IT와 가전소재 등 고기능 소재, 부품사업의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며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주력시장 공략과 신흥시장 개척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 2조8251억 원, 영업이익 1466억 원을 냈다.

KCC는 올해 내수시장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정몽익 KCC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홈씨씨 인테리어를 포함함 B2C 영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B2C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효율적 조직운영으로 영업체질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CC가 내수에 주력하는 이유는 해외수출 비중이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KCC는 지난해 건자재 부문 매출에서 해외수출 비중이 2%에 그쳤다.

KCC는 지난해 매출 3조3998억 원, 영업이익 2737억 원을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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