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 측의 '노조 선거 개입'을 놓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0일 오전 8시부터 8시간 동안 파업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지단별로 노조원 불법 사찰과 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진데 이어 오후에 현대중공업 본관 건물 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번 파업은 16일 KBS가 현대중공업 측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문건을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문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노조원 성향을 5단계로 나누고 회사와 가까운 상위 3단계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한 강성 대의원을 회사 측을 뜻하는 '합리파'로 전향시키고 조합 선거에 활용하겠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강성 성향의 특정 인물을 노조 대의원 선거에 나가지 못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문건이 공개되면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중공업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
노조는 "현재 회사 측이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며 노동부의 직권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회사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 전반적 진행 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 투쟁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장 조합원들과 소통을 통해 회사의 불법사찰, 부당노동행위의 실체를 알려나가는 한편 민주노총과 함께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한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21일 전체 조합원이 7시간 동안 파업한 뒤 민주노총의 울산지역 집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22일, 23일에는 오후 4시간 동안 전 조합원이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