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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세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11-06 15: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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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외부에서 사들인 신약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1조 원이 넘는 규모를 손에 넣는 성공을 거뒀다.

유한양행 기술수출 성공을 계기로 경쟁 제약사는 물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대형 바이오회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유한양행의 기술수출,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계기되나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5일 존슨앤존슨에 폐암 치료제 신약 ‘레이저티닙’(YH25448)을 총 12억5500만 달러(약1조4천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열풍’이 일어날 수 있다.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세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헨리 체스브로 버클리대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해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사업모델이다. ‘개방형 혁신’이라고도 하며 독자적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폐쇄형 혁신’과 대비된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 업체였지만 그동안 한미약품과 비교되며 신약 개발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2015년 3월 취임하면서 신약 개발 강화를 목표로 내걸었는데 이 대표가 적극 추진했던 경영전략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유한양행이 이 대표 취임 이후 외부 바이오벤처에 투자한 금액만 2천억 원에 이른다. 이 덕분에 유한양행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종류는 2015년 9개에서 현재 24개까지 늘어났다.

유한양행과 경쟁하는 국내 제약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종근당은 앱클론, 와이바이오로직스 등과 손을 잡았으며 동아에스티는 ABL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을 도입했다. JW중외제약은 일본 쥬가이제약, 영국 바이오벤처 아르고너트와 손을 잡았다.

국내 대형 바이오회사들도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6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를 사업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최근 미국 에모리대학교와 죽상동맥경화증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9월 ‘리스크 셰어링 파트너십 모델’이라는 자체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선보였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글로벌시장에서는 보편화됐지만 국내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드물었기에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유한양행의 기술수출을 계기로 국내 대형 제약사들과 바이오회사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자금력 대결 펼쳐지나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공동연구 △아웃소싱 △단순투자 △기술도입 △인수합병(M&A) 등의 방법으로 이뤄진다.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왼쪽)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글로벌시장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신약 개발에서 필수적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적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1988년부터 2012년까지 281개의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의 신약 개발 성공률은 34%로 폐쇄형 혁신의 11%보다 3배가량 높았다.

2014년 기준으로 12개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 가운데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로 개발되고 있는 신약은 54%에 이른다.

화이자와 로슈 등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인수합병과 지분투자에 적극 나섰다. 이 때문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회사가 아니라 인수합병 전문회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유한양행의 성공을 계기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이 본격 활성화되면서 대형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자금력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무려 2천억 원을 오픈 이노베이션에 투자했는데 이번에 그동안 투자했던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을 거뒀다. 유한양행의 성공을 본 경쟁사들도 외부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이 유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바이오벤처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글로벌 임상 1~3상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파격적 사업모델까지 제시했다.

셀트리온 역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인수합병을 포함한 오픈 이노베이션 강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은 자칫하면 원청-하청 관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자금력도 중요하지만 기업문화와 장점이 서로 잘 맞는 짝짓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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