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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병, 농협 택배진출 택배시장 판도 바꾼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2-12 1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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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병, 농협 택배진출 택배시장 판도 바꾼다  
▲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

택배사업은 본질적으로 인프라가 중심이 되는 사업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미국, 일본 등 한국보다 먼저 택배사업이 시작된 나라는 상위 2~3개 회사로 택배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을 거쳤다.

일본은 상위 2개 택배사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5개 업체가 빅5 체제를 갖췄지만 대부분 도태됐다.

택배물량이 증가하면서 평균단가가 떨어졌고 이는 택배사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결국 경쟁력이 떨어진 업체들은 도산하거나 택배시장에서 발을 뺐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국내에 현재 15개 정도의 택배회사가 있다.

온라인 쇼핑 등이 발달하면서 택배물량이 많아졌고 초기 진입장벽이 낮았던 택배시장에 여러 업체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택배단가도 떨어졌다.

일본처럼 점유율이 낮은 하위업체들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는 과정을 똑같이 밟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5~6년 안에 시장의 구조조정을 통해 미국이나 일본처럼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거대공룡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하면 택배업계의 재편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시장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고 택배업체들은 생존을 치열하게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 농협, 택배진출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의지는 확고하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최근에도 택배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최 회장은 농촌에 택배회사 영업망이 부족하고 농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우체국택배가 주말에 운영하지 않아 농산물 유통이 어렵다는 점을 진출의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에 대한 택배업계의 반발은 매우 거세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의지가 뚜렷하고 농민들 역시 농협의 택배사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농협이 기존 택배사를 인수해 택배사업에 진출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데다 자체 조직을 꾸리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농협은 그동안 택배업 진출시기를 놓고 저울질해 왔다. 농협은 이전에도 대한통운과 로젠택배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농협은 이번에야말로 택배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중소택배사 합종연횡

업계 관계자들은 농협이 ‘KG옐로우캡+동부택배’ 또는 ‘로젠택배+KGB택배’ 둘 가운데 하나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KG그룹이 농협에 택배사업을 내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최원병, 농협 택배진출 택배시장 판도 바꾼다  
▲ 곽재선 KG그룹 회장
KG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택배사업에 뛰어들었다. KG그룹은 2008년 옐로우캡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동부택배도 인수했다. 당시 물류·택배시장 '톱 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KG그룹은 현재 두 회사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G옐로우캡과 동부택배를 합치면 시장점유율이 단숨에 7%대로 올라선다.

KG그룹이 동부택배를 인수한 것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으면 택배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택배업계의 단가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익을 남기려면 일정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중소택배사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인수합병은 필수적이다.

사모펀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는 로젠택배에 이어 KGB택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베어링PE가 지난해 로젠택배를 인수한 뒤 반년 만에 KGB택배를 인수하려는 것은 덩치를 키우려는 의도다.

베어링PE가 KGB택배를 인수하려는 것은 농협의 택배진출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택배업계 빅3 안에 들어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모펀드로서 매각차익도 얻을 수 있다.

로젠택배와 KGB택배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11%대로 업계 4위에 올라서게 된다. 4위 우체국택배를 근소하게 앞서고 3위 한진택배와 격차도 줄어든다.

국내 택배시장은 약 3조7천억 원 규모다. CJ대한통운이 점유율 38%로 독보적 1위다. 현대로지스틱스가 13%, 한진택배가 12%, 우체국이 9% 순이다.

상위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70%가 넘는다. 그 뒤를 순서대로 로젠택배, 동부택배, KGB택배, KG옐로우캡 등이 뒤따르고 있다. 점유율은 각각 3~7% 정도로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중소택배회사들의 인수합병으로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나머지 택배회사들이 점유율 7~13%대를 형성하게 되면서 택배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체국택배는 지난해 8월부터 토요일 배송을 하지 않아 점유율이 점차 줄고 있다.

빠른 배송을 무기로 삼아 고객을 끌어들이는 업체들은 우체국택배를 떠나 다른 택배사들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체국택배가 지속해서 경쟁사에 택배 물량을 빼앗길 것으로 보고 있다.

◆ 롯데 업은 업계 2위 현대로지스틱스의 미래

롯데그룹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대주주인 롯데쇼핑의 지원을 받아 독보적 1위 CJ대한통운 추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업계 2위 택배사 현대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이지스1호’의 지분을 35%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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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지스1호는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와 롯데쇼핑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이지스1호의 지분은 오릭스가 35%, 롯데쇼핑이 35%, 현대상선이 30%씩 보유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앞으로 롯데쇼핑의 물류물량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홈쇼핑과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물류 규모는 5조~6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롯데로지스틱스가 2조~3조 원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3조 원 이상을 현대로지스틱스가 맡게 된다면 업계 1위도 넘볼 수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1조5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3조 원 규모의 롯데그룹 물류가 더해지면 현대로지스틱스의 매출은 4조 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국내 1위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 4조5601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 되는 것이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대주주 가운데 하나인 현대상선으로부터 일감을 집중적으로 지원받으며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1조283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9% 증가했다. 2013년 매출도 1조3466억 원으로 2012년보다 56.6%나 증가했다.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완전히 인수해 롯데그룹의 물류회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부동의 업계1위, CJ대한통운의 여유

택배시장의 지각편동이 예고되고 있지만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아직 여유롭다.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점유율도 40%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CJ대한통운의 택배시장 점유율이 5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본다.

  최원병, 농협 택배진출 택배시장 판도 바꾼다  
▲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4조5601억 원, 영업이익 1671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매출은 20.2%, 영업이익은 160.3%나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대한통운과 CJGLS의 합병 뒤 긴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완전히 정상화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갖춘 데다 택배기사만 전국에 1만2천여 명에 이른다.

CJ대한통운은 효율성과 생산성도 증가했다. 1시간 평균 배송물량이 다른 회사보다 2~3개 많은 10~12개 수준으로 늘었다. 택배기사들의 수익이 높아지면서 매년 10%나 되던 이직률도 2%대로 떨어졌다. 이직률이 감소하면서 택배 서비스 수준도 더욱 개선됐다.

CJ대한통운은 이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택배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라 영업이익률도 5%를 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미얀마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상해에 복합창고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또 싱가포르 물류업체 APL로지스틱스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CJ대한통운이 APL을 인수할 경우 2015년 영업이익이 3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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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단가인하가 현장직의 인건비 절감으로만 연결되는 구조에서.. 무조건 단가를 내리라고 하는 것도 고민된다.. 윗 사람들은 자기 인건비 안낮추는 데..   (2015-02-13 07:5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