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거시경제(매크로) 변수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 예정 물량의 약 30%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으로 남은 자사주 매입 물량 70%를 장중 매수하면서 9월 내내 국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방어 '1등 공신' 삼전닉스 자사주, 증시 안전판 역할 9월 내내 이어진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월부터 모두 55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자사주 매입이 끝난 이후 수급 공백 발생 우려는 여전해 결국 코스피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이 회복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기타법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수 규모는 16조5988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3조3497억 원), 외국인투자자(8조2581억 원), 개인투자자(4조9583억 원) 등 3대 거래주체는 모두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3.34% 상승했다. 기타법인이 홀로 지수 하단을 지지하며 소폭 상승을 이끌어 낸 셈이다.

기타법인은 개인·외국인·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 법인을 뜻한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직접 취득할 경우 해당 매수 물량은 기타법인으로 집계된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기타법인 매수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20일부터 이날까지 기타법인은 삼성전자 주식 4조9983억 원과 SK하이닉스 주식 12조885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주 4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 동안 외국인·개인·기관 모두 현물을 동반 순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매크로 압력으로 적극적 매수세가 부재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 등 기타법인이 제4의 수급으로 등장한 것으로, 핵심은 단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코스피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8월20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는 단 한 번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지 않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도 반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VKOSPI는 전장보다 3.09포인트(7.28%) 급락한 39.33으로 장을 마쳤다. VKOSPI가 장중 40선 아래로 내려온 건 올해 2월12일(장중 저점 39.13)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방어 '1등 공신' 삼전닉스 자사주, 증시 안전판 역할 9월 내내 이어진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앞서 8월19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2407만 주(약 40조434억 원어치)를 8월20일부터 11월19일까지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8월21일 이사회에서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5328만5968주(약 15조 원어치)를 8월24일부터 11월21일까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가 매입하기로 한 물량은 모두 55조 원 규모로, 현재까지 약 30%를 사들인 셈이다.

현재 속도가 유지되면 당초 계획보다 빠른 10월 초·중순경 예정 매입 물량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가 애초 예상한 매입 기준가보다 주가가 낮아지면서 매입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취득 예정금액은 이사회 결의 전날인 8월18일 종가 166만2천 원을 기준가로 산정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준가는 취득 예정금액 15조 원을 매입 예정 주식수(5328만5968주)로 나눈 28만1500원 수준이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에 따라 매입 속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은 전날보다 2.2% 오른 25만5500원에, SK하이닉스는 3.2% 오른 164만7천 원에 각각 정규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기준가를 웃도는 구간까지 오르면 매입 속도가 자연스럽게 조절될 수 있다. 이 경우 증시 안전판 역할이 그만큼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결국 끝이 정해져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이후에는 외국인 수급 회복이 증시 상승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진혁 연구원은 "통상 코스피 주요 수급 주체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하되 개인이 때때로 주도권을 발휘하고 기관이 참여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외국인 수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안정화된 점은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이라면서도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자산 선호심리가 약화하면서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