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금리 상승 전망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엔화 사진. <연합뉴스>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려 투자를 축소하는 동시에 중국 위안화가 새로운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전략) 조달 통화로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4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엔화가 달러당 155엔대 후반에 거래되며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7월만 해도 160엔대 위에서 거래됐다.
이를 놓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빨라질 가능성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1일(현지시각) 미국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책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을 분명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물가 상승과 미국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 등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엔화 강세가 단순히 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것을 넘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이나 브라질, 멕시코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금리 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다.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수록 차익이 커지지만 지금처럼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이를 상환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미 시장에서 엔화 약세 상황에서 베팅한 투자자들이 청산에 나서는 움직임이 파악되고 있다는 대형 금융기관의 분석을 전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도 엔화로 조달한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노무라증권의 분석을 전했다.
노무라증권은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일본은행이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중국 위안화 사진. <연합뉴스>
이러한 시장 변화로 중국 위안화가 엔화를 대신해 캐리 트레이드 조달 통화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일본은행이 2025년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온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우선순위에 두고 낮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각) 별도의 기사에서 스페인 은행 BBVA의 분석을 인용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위안화가 아시아의 주요 캐리 트레이드 조달 통화로 떠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리우시 코발치크 BBVA 아시아 전략 책임자는 4분기부터 위안화 차입 비용이 엔화보다 낮아질 수 있어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발치크 책임자는 중국 본토 밖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 시장의 규모가 엔화보다 작지만 캐리 트레이드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유동성은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는 캐리 트레이드 확대를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됐다.
반면 엔캐리 트레이드가 완전히 끝을 맺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엔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 접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빈 치아 소시에테제네랄 신흥아시아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엔화 캐리 트레이드의 기반이 흔들리려면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이 상당히 매파적으로 이뤄져야만 한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