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배진형 토니모리 대표이사가 아버지 배해동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증여세 재원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토니모리가 최근 2년 연속 전체 주주에게 배당한 데 이어 안정적 배당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점에서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하나의 창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너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가족회사 '태성산업' 역시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토니모리 최대주주 오른 '오너2세' 배진형, 토니모리와 태성산업 배당으로 증여세 마련하나

▲ 토니모리의 최대주주는 3일 오후 '배해동 외 3명'에서 '배진형 외 3명'으로 변경됐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사진)은 보유하고 있던 토니모리 주식 가운데 486만 주를 장녀인 배진형 토니모리 대표이사에게 증여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4일 토니모리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토니모리와 비상장 가족회사 태성산업의 배당이 배진형 대표의 증여세 마련을 위한 중장기적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토니모리의 최대주주는 3일 오후 '배해동 외 3명'에서 '배진형 외 3명'으로 변경됐다. 배해동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토니모리 주식 가운데 486만 주를 장녀인 배 대표에게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증여로 배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6.30%(151만5천 주)에서 26.50%(637만5천 주)로 높아졌다. 반면 배 회장의 지분율은 27.81%(669만 주)에서 7.61%(183만 주)로 낮아졌다.

가족 내부에서 주식이 이동한 만큼 오너일가 전체의 지배력에는 변동이 없다. 오너일가의 합산 지분율은 52.90%(1272만4600주)로 유지됐다. 회사의 지분은 두 사람 외에 배 회장의 배우자 정숙인씨가 12.60%(303만 주), 차남 배성우씨가 6.30%(151만5천 주)를 보유하고 있다.

배 대표는 100억 원을 웃도는 증여세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에 따르면 상장주식의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평가기준일)을 기준으로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동안의 종가 평균을 토대로 산정된다.

정확한 평가액은 이후 확정되지만 토니모리의 3일 종가인 5280 원을 단순 적용하면 배 대표가 증여받은 주식 가치는 약 256억 원에 이른다.과세표준 30억 원 초과 구간에 해당하는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면 120억 원이 넘는 증여세를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 대표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인 올해 12월31일까지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다만 현금이 아닌 주식을 증여받았고 예상 세액도 큰 만큼 세금을 한꺼번에 내기보다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최대 5년에 걸쳐 나눠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유력한 방안으로 배당금을 지목하고 있다. 이미 배 대표가 최대주주에 오른 것을 계기로 토니모리가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토니모리 주주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2개월 동안 주가를 눌러 증여세를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주가는 눌리더라도 배당은 늘어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토니모리는 앞서 실적과 경영 상황에 따라 배당 여부와 규모, 대상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왔다.

실제 과거 배당 내역을 보면 회사는 2016년 전체 주주에게 1주당 230 원을 배당했지만 2017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에게만 1주당 50원을 지급했다. 2018년에는 당시 최대주주였던 배 회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주들에게 1주당 100원을 배당했다.

이후 배당을 중단했다가 최근에는 2년 연속 전체 주주에게 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2024년은 전체 주주에게 1주당 120원을, 2025년에는 전체 주주를 대상으로 1주당 50원을 배당했다. 

2024년부터는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도 안정적 배당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과거와 달리 배당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배당을 이어갈 재무 체력은 충분하다.

토니모리는 올해 6월 말 별도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약 74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배당총액은 2024년 약 29억 원, 2025년 약 12억 원이었다.

토니모리의 비상장 가족회사 '태성산업'도 추가적 배당 통로로 주목된다.

태성산업은 토니모리와 계열사에 화장품 용기와 부자재 등을 제조·공급하는 회사다. 배 회장의 배우자인 정숙인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배 회장이 30%, 배 대표와 배성우씨가 각각 10%씩 들고 있다.

태성산업 역시 일정한 배당정책 없이 비정기적으로 배당을 실시해왔다. 최근 10년 동안 배당총액은 △2016년 10억 원 △2019년 17억 원 △2021년 30억 원 △2024년 20억 원이었다. 
 
토니모리 최대주주 오른 '오너2세' 배진형, 토니모리와 태성산업 배당으로 증여세 마련하나

▲ 배진형 대표가 부담할 증여세는 100억 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토니모리와 비상장 가족회사 태성산업에서 받을 배당금을 증여세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구 위치한 토니모리 본사 전경. <토니모리> 


토니모리 지분 승계가 본격화된 만큼 앞으로 태성산업에서 배 대표의 지분율이 확대되거나 배당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실제로 태성산업은 2024년 순이익으로 6억 원을 냈지만 이를 크게 웃도는 20억 원을 배당한 바 있다. 

토니모리와 태성산업 모두 배 대표의 증여세 마련을 위해 곧바로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배당은 회사의 실적과 재무상태, 투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토니모리와 태성산업의 배당정책은 배 대표의 구체적인 증여세 마련 방식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니모리는 연결기준 매출이 2023년 1511억 원, 2024년 1770억 원, 2025년 2203억 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0억 원, 166억 원, 114억 원을 거뒀다. 

태성산업의 매출은 2023년 569억 원, 2024년 585억 원, 2025년 551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순손익은 4억 원, 6억 원, –25억 원을 냈다.

배 대표는 배해동 회장의 장녀로 1990년 태어났다. 뉴욕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2015년 9월 토니모리 해외사업부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입사 6개월 만인 2016년 3월 토니모리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충분한 검증 기간을 거치지 않은 신입사원이 경영 일선에 올랐다는 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배 대표는 올해 4월 토니모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토니모리는 오너경영인인 배 대표와 전문경영인인 김승철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