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상 롯데월드 대표이사(사진)가 자체 지식재산권(IP) '로티프렌즈'의 글로벌 구독자를 600만 명 가까이 늘리며 해외에서 롯데월드의 인지도와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테마파크나 아쿠아리움과 같은 대형 사업장을 해외에 내려면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유튜브와 애니메이션, 체험 콘텐츠처럼 상대적으로 가볍게 확장할 수 있는 IP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인지도를 쌓는 데 힘을 싣고 있다.
4일 롯데월드에 따르면 로티프렌즈는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5개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약 595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2026년 초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1월만 해도 5개 언어 채널의 구독자는 약 460만 명이었는데 약 8개월 만에 135만 명가량 늘었다. 증가율로는 약 29%다. 당시 누적 조회수도 17억 회에 이르렀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외연 확대는 더 뚜렷하다. 2024년 2월에는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등 3개 채널의 합산 구독자가 약 230만 명이었다. 당시 영문 채널이 처음으로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스페인어 채널도 2024년 11월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섰고 베트남어와 인도네시아어 채널까지 추가됐다. 2025년 개설된 베트남어 채널은 반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넘겼다.
로티프렌즈는 롯데월드의 대표 캐릭터 로티를 중심으로 만든 영유아 대상 놀이·교육 IP다. 언어와 색깔, 생활습관 등을 익히는 콘텐츠와 롯데월드의 캐릭터·사업장을 활용한 놀이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권 대표가 로티프렌즈의 해외 접점을 넓히는 것은 해외 시장에서 롯데월드라는 이름을 먼저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여겨진다.
롯데월드는 현재 국내 5개, 해외 1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복합쇼핑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 들어선 베트남아쿠아리움하노이에 이은 추가 해외 사업장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상 콘텐츠나 캐릭터 IP는 현지에 대형 사업장이 없어도 먼저 고객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온라인에서 쌓은 IP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시도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2025년 4월 하노이 시내에 로티프렌즈를 활용한 실내 키즈플레이그라운드를 열었다. 어린이들이 클라이밍과 미술 등을 즐기며 놀면서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다.
이는 2023년 개장한 아쿠아리움 하노이처럼 대규모 해외 사업장을 추가한 것은 아니다. 로티프렌즈라는 자체 IP를 활용해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공간에서도 현지 소비자 접점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권 대표는 롯데월드가 IP를 활용해 해외 고객과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롯데월드 신규사업본부장을 거쳐 2024년 12월 대표에 올랐다. 2013년부터 롯데월드에서 전략과 신사업, 마케팅, 개발 등을 맡으며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맞는 사업 모델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해왔다.
▲ 롯데월드가 5월31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숲속의 무대에서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슈퍼탐사대X 히어로스쿨' 1기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 모습. <롯데월드>
그동안 포켓몬이나 '캐치! 티니핑' 등 외부 인기 IP를 롯데월드 사업장으로 끌어들여 방문객을 모으는 방식이 많았다면 로티프렌즈를 활용한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자체 브랜드를 수익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로티프렌즈 자체도 단순한 영유아 유튜브 콘텐츠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6년에는 기존 로티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TV 애니메이션 '슈퍼탐사대X : 테라피아의 전설'을 선보였다. 0~4세 중심의 짧은 영상에서 4~7세를 겨냥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콘텐츠 대상과 형식을 넓힌 것이다.
슈퍼탐사대X는 1월4일 문화방송(MBC)에서 처음 방송한 뒤 닐슨코리아 기준 동시간대 지상파·케이블TV 애니메이션 가운데 1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5월1일부터 15일까지는 EBS키즈 채널 프로그램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유통 채널도 더 넓어진다. 롯데월드는 2026년 하반기 슈퍼탐사대X를 인터넷TV(IP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 선보인다. 제작사 측도 향후 유통과 배급을 비롯해 완구, 출판, 식음료 등으로 IP 활용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롯데월드 사업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5월31일과 6월7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진행한 '슈퍼탐사대X 히어로스쿨'에는 모집정원 80가족의 약 17배에 이르는 신청이 몰렸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