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디젤유 공급 부족에 한국산 수입 정황, "영국이나 네덜란드로 운송 예정"

▲ 한 농부가 2022년 2월13일 그리스 중부 티르나보스의 한 주유소에서 트랙터에 디젤유를 주입하고 있다. <뉴시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에서 디젤유(경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산 디젤유 약 9만 톤이 서유럽으로 운송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한국산 석유제품은 그동안 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됐는데 이번 물량은 영국이나 네덜란드로 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블룸버그는 자체 입수한 선박 운송 계약 자료를 인용해 유조선 프리아모스호에 한국산 디젤유 약 9만 톤이 선적돼 이달 유럽 북서부 지역으로 운송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글로벌 원자재 중개기업 트라피구라가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아모스호는 한국에서 출항한 뒤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해 거리는 1만2천 마일(약 1만9천㎞)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선적분은 영국이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운송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등 한국 정유사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디젤유를 수출한다. 

대한석유협회가 지난 1월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지난해 수출한 경유는 2억237만 배럴로 집계됐다. 

수출한 경유 대부분은 호주와 싱가포르 및 필리핀 등 아시아와 태평양 국가로 향했는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유럽 수출 사례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한국산 디젤유가 유럽으로 수출되는 배경으로 유럽 내 인프라가 꼽혔다. 유럽은 정제 설비가 제한적이어서 디젤유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한 중동 지역의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디젤유 공급 여건이 악화해 유럽 지역에서 수급이 빡빡해졌다.

아시아와 유럽의 디젤유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도 장거리 운송을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원자재 중개업체 PVM이 집계하는 아시아와 유럽 디젤유 가격 차이는 최근 2023년 관련 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유럽 디젤유 가격은 아시아보다 톤당 135달러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는 “유럽이 겨울을 앞두고 디젤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