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된 데 이어 법원의 인가를 받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표결 결과 계획안이 가결되자 곧바로 인가 결정을 내렸다.
▲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된 데 이어 법원의 인가를 받았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있는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회생담보권자조는 의결권 전액이 찬성했고 주주조도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전부가 찬성했다.
회생채권자조에서는 전체 의결권 약 2조4816억 원 가운데 약 1조8837억 원이 찬성해 찬성률 75.9%를 기록했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려면 회생담보권자조는 75% 이상, 회생채권자조는 66.7% 이상, 주주조는 5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세 조에서 모두 가결 기준을 넘겼다.
법원은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 수준도 계획 수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고려했다.
홈플러스가 이날 오전 공개한 공익채권 분할상환 동의율은 64.4%였다. 물품대금 채권자는 66.2%, 임직원은 88%가 동의했다. 이후 추가 동의가 이어지면서 법원은 인가 결정 과정에서 공익채권자 동의가 3분의 2 이상 확보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채권에는 물품대금과 임직원 임금, 세금, 4대 보험료, 임대료 등이 포함된다.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갚아야 하는 채권이다.
홈플러스는 2025년 12월 처음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뒤 여러 차례 수정했다. 최종 계획안에는 채권 성격에 따라 변제 시기와 방식을 달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의 담보신탁 채권은 원금과 회생절차 개시 전 이자를 인가일로부터 10일 안에 갚는다.
선·후순위 신탁담보 채권은 점포 매각대금을 활용해 원칙적으로 회생계획 1차년도에 변제하되 매각 진행 상황에 따라 3차년도까지 나눠 갚는다.
카드와 상거래, 구상, 손해배상 등 회생채권은 원금과 회생절차 개시 전 이자를 5차년도부터 10차년도까지 분할 변제한다. 회생절차 개시 뒤 발생한 이자는 면제한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변제율이 회사를 청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높아 청산가치 보장 원칙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영업현금흐름과 자가점포 매각, 신규 차입 계획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회생계획 수행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분할변제에 동의하지 않은 공익채권자들이 일시 변제를 요구해 금액이 회사의 가용 현금을 넘어설 경우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홈플러스는 적자점포를 정리하고 흑자점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줄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겸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비용 절감과 점포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54개 점포 가운데 회사가 직접 보유한 19개 점포를 회생계획 인가 뒤 매각해 채권 변제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회생계획 인가 뒤에는 홈플러스 자체에 대한 인수합병(M&A)도 다시 추진한다.
홈플러스는 2025년 3월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2026년 7월3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천억 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메리츠금융그룹이 2천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법원은 7월21일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9월4일까지 연장했다.
DIP 자금이 투입된 뒤 홈플러스는 임시휴업했던 전국 67개 점포를 8월13일 다시 열었다.
법원의 이날 인가 결정은 선고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정상적으로 시작하고 법원이 계획 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면 모든 채무를 갚기 전에도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반대로 계획대로 변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이 인가 뒤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