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싱크탱크 정부서 발표한 'AI 데이터센터 20GW' 수요 분석, "확인 물량은 2.5GW에 불과"

▲ 국내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 '넥스트'가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발표한 20GW 전망치는 상당히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넥스트가 집계한 국내 데이터센터 실수요. <넥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계획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실수요 전망치가 과장돼 있다는 국내 비영리 기후·에너지정책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2일 넥스트는 이런 주장을 담은 이슈브리프 '냉정과 열정 사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불확실성에 대하여'를 발간했다. 넥스트는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포함 국내 AI 데이터센터 계획의 수요 전망치는 약 20GW에 이르나 핵심 고객 계약이 체결됐거나 수요처가 확인된 프로젝트는 약 2.5GW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넥스트 연구진은 국내 AI 연산 수요가 단기간에 GW급 상업 수요로 확대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의 2026년 1분기 'AI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사용률은 37.1%로 세계 평균(17.8%)의 두 배에 달하나 대다수가 대화형 AI 서비스 사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응답시간이 중요하지 않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현재처럼 해외 거점에서도 충분히 서비스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기업 관련해서도 국내 AI 컴퓨팅 수요가 단기간 내 확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분야의 AI 전환과 피지컬 AI 등은 현장, 기기 내 연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공공 수요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중심으로 공급될 것으로 계획돼 있기 때문에 수요 기반 자체가 커지기 어렵다.

넥스트는 정부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제시한 구상인 '아시아 AI 허브'도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20GW 수요처는 대부분 핵심 장기고객이 미정이거나 구속력 없는 업무협약만을 체결한 고객들뿐이기 때문이다.

시장분석업체 '쿠쉬맨 앤 웨이크필드'의 2026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비교 리포트에서도 서울은 상위 시장군 가운데 10위, 부산은 하위 시장군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등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도 서울은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불리할 것으로 평가됐다.

김수강 넥스트 선임연구원은 "임차 계약이나 자금 조달이 확정되지 않은 용량이 계통접속·부지·발전설비 확보 절차를 선점한 이후 사업이 중단될 경우 선행된 인프라 투자와 지원은 회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의 실수요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사전에 검증하고 수요의 구체성에 따라 공공 지원 범위, 단계별 집행 조건, 사업 중단 시 비용 부담 및 시설 활용 원칙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