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회사가 매년 6천억원 넘게 부담하는 정책서민금융 공통출연 의무가 다음 달 종료된다. 국회는 현행 출연 의무를 약 5년 연장해 재원 공백부터 막을지, 별도의 법정기금을 설치하고 출연 의무를 상시화할지를 놓고 입법 논의에 착수했다.
논의의 핵심은 출연 의무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현재의 계정들을 법정기금으로 전환해 기금채권 발행과 정부 손실보전, 보증 운용배수 확대까지 허용할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2일 국회에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5건을 심사했다.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가장 큰 폭의 제도 변화를 추구한 것은 강준현·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안이다.
두 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이 현재 별도로 운용하는 서민금융보완계정과 자활지원계정 등을 법정기금에 편입하고 금융회사의 출연 의무에는 별도의 종료 시점을 두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기금화가 금융회사에 기존 출연금과 별개의 돈을 추가로 내도록 하거나 출연요율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두 법안은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도록 한 출연금을 서민금융안정기금에 출연하도록 납부 대상을 바꾸도록 했다. 따라서 출연요율과 가계대출 잔액이 비슷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잔액에 부과되는 공통출연금의 연간 추산액은 현재와 같은 6321억원 안팎이 된다.
다만 재원이 편입되는 회계 구조와 운용 방식은 크게 달라진다.
두 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이 서민금융보증계정의 부담으로 특수채인 ‘서민금융안정기금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다.
기금에 손실이 발생하면 이익금 적립금으로 충당하고 적립금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다만 정부의 손실보전은 의무가 아니라 법안상 ‘보전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했다.
서민금융보증의 총액 한도는 현행 15배에서 20배로 높아진다. 출연금 자체를 늘리지 않더라도 기금채권 발행과 보증 운용배수 확대를 통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키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대위변제가 예상보다 늘어나면 기금의 채권 상환 부담과 정부의 잠재적인 손실보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무위 소위는 크게 세 갈래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계정을 법정기금으로 전환하면서 출연 의무도 상시화하는 방안, 기금은 만들지 않고 현행 계정 체제에서 출연 의무만 영구화하는 방안, 현행 출연 의무를 약 5년 더 연장한 뒤 제도를 다시 검토하는 방안 등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별도의 법정기금을 설치하지 않고 금융회사 출연 규정의 유효기간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서민금융보완계정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출연 의무만 상시화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인 재원은 확보하되 기금채권 발행이나 정부 손실보전, 보증 운용배수 확대 등 기금화에 수반되는 제도 변화에는 손을 대지 않는 셈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안은 출연 의무를 즉시 영구화하지 않고 현행 규정의 유효기간을 2031년 10월8일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서민금융 지원이나 금융회사의 출연 자체를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재원 공백을 막은 뒤 장기적인 부담 구조를 추가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송언석 의원안과 큰 맥락을 같이 하는 5년가량의 한시 연장 방안이 제시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금융회사 출연 의무를 2031년 12월31일까지 유지하도록 한다. 종료일은 송 의원안보다 약 석 달 늦지만 출연 의무를 당장 영구화하지 않고 약 5년 더 시행한 뒤 다시 검토한다는 방향은 같다.
현행 금융회사 출연 의무는 오는 10월8일 종료된다. 출연금은 매월 분을 다음 달 말까지 납부하는 구조다. 연장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10월9일부터 연간 추산액 6321억원,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527억원에 해당하는 공통출연 재원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다만 이는 연간 추산액을 12개월로 나눈 단순 계산이며, 출연 근거가 없어진다고 모든 정책서민금융 사업이 즉시 중단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와 별도로 정책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확대하려면 대위변제 부담을 관리할 장치도 필요하다. 대위변제는 정책서민금융 차주가 빚을 갚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금융회사에 대신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아 지난 2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햇살론 대위변제액은 1조1108억원이었다. 2023년 1조5198억원, 2024년 1조4675억원에 이어 3년 연속 1조원을 넘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발주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및 운영방안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정책금융 기대손실은 현재가치 기준 3조3690억 원으로 추산됐다. 동시에 비용편익비율은 1.10으로 분석했다. 투입 비용 1원당 금융 접근성 확대와 이자 부담 경감 등 1.10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해 경제성은 있지만 손실 관리와 재원 보강 장치가 함께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민금융 재원의 안정적 확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 맞닿아 있으며, 여야도 금융회사 출연 근거를 연장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현행 출연 의무가 오는 10월 8일 일몰되고 정무위 법안소위도 당분간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석천 기자
논의의 핵심은 출연 의무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현재의 계정들을 법정기금으로 전환해 기금채권 발행과 정부 손실보전, 보증 운용배수 확대까지 허용할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정무위원회(정무위)가 2일 국회에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2일 국회에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5건을 심사했다.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가장 큰 폭의 제도 변화를 추구한 것은 강준현·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안이다.
두 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이 현재 별도로 운용하는 서민금융보완계정과 자활지원계정 등을 법정기금에 편입하고 금융회사의 출연 의무에는 별도의 종료 시점을 두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기금화가 금융회사에 기존 출연금과 별개의 돈을 추가로 내도록 하거나 출연요율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두 법안은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도록 한 출연금을 서민금융안정기금에 출연하도록 납부 대상을 바꾸도록 했다. 따라서 출연요율과 가계대출 잔액이 비슷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잔액에 부과되는 공통출연금의 연간 추산액은 현재와 같은 6321억원 안팎이 된다.
다만 재원이 편입되는 회계 구조와 운용 방식은 크게 달라진다.
두 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이 서민금융보증계정의 부담으로 특수채인 ‘서민금융안정기금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다.
기금에 손실이 발생하면 이익금 적립금으로 충당하고 적립금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다만 정부의 손실보전은 의무가 아니라 법안상 ‘보전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했다.
서민금융보증의 총액 한도는 현행 15배에서 20배로 높아진다. 출연금 자체를 늘리지 않더라도 기금채권 발행과 보증 운용배수 확대를 통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키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대위변제가 예상보다 늘어나면 기금의 채권 상환 부담과 정부의 잠재적인 손실보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무위 소위는 크게 세 갈래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계정을 법정기금으로 전환하면서 출연 의무도 상시화하는 방안, 기금은 만들지 않고 현행 계정 체제에서 출연 의무만 영구화하는 방안, 현행 출연 의무를 약 5년 더 연장한 뒤 제도를 다시 검토하는 방안 등이다.
▲ 국회 정무위원회가 8월2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별도의 법정기금을 설치하지 않고 금융회사 출연 규정의 유효기간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서민금융보완계정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출연 의무만 상시화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인 재원은 확보하되 기금채권 발행이나 정부 손실보전, 보증 운용배수 확대 등 기금화에 수반되는 제도 변화에는 손을 대지 않는 셈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안은 출연 의무를 즉시 영구화하지 않고 현행 규정의 유효기간을 2031년 10월8일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서민금융 지원이나 금융회사의 출연 자체를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재원 공백을 막은 뒤 장기적인 부담 구조를 추가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송언석 의원안과 큰 맥락을 같이 하는 5년가량의 한시 연장 방안이 제시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금융회사 출연 의무를 2031년 12월31일까지 유지하도록 한다. 종료일은 송 의원안보다 약 석 달 늦지만 출연 의무를 당장 영구화하지 않고 약 5년 더 시행한 뒤 다시 검토한다는 방향은 같다.
현행 금융회사 출연 의무는 오는 10월8일 종료된다. 출연금은 매월 분을 다음 달 말까지 납부하는 구조다. 연장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10월9일부터 연간 추산액 6321억원,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527억원에 해당하는 공통출연 재원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다만 이는 연간 추산액을 12개월로 나눈 단순 계산이며, 출연 근거가 없어진다고 모든 정책서민금융 사업이 즉시 중단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와 별도로 정책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확대하려면 대위변제 부담을 관리할 장치도 필요하다. 대위변제는 정책서민금융 차주가 빚을 갚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금융회사에 대신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아 지난 2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햇살론 대위변제액은 1조1108억원이었다. 2023년 1조5198억원, 2024년 1조4675억원에 이어 3년 연속 1조원을 넘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발주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및 운영방안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정책금융 기대손실은 현재가치 기준 3조3690억 원으로 추산됐다. 동시에 비용편익비율은 1.10으로 분석했다. 투입 비용 1원당 금융 접근성 확대와 이자 부담 경감 등 1.10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해 경제성은 있지만 손실 관리와 재원 보강 장치가 함께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민금융 재원의 안정적 확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 맞닿아 있으며, 여야도 금융회사 출연 근거를 연장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현행 출연 의무가 오는 10월 8일 일몰되고 정무위 법안소위도 당분간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