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아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현대차에 이어 동반 파업에 나설지 주목된다. 

노조는 오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전까지 노사가 핵심 쟁점 사항에서 의견 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이달 8일 기존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기아 각자대표로 송민수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부사장을 선임했다. 송민수 대표는 지난 5월 최준영 전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정책개발담당(노무 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 된 노무 총괄 자리를 대신하는 역할이다.

최준영 사장이 지난해까지 기아의 5년 연속 무파업 임단협 타결이라는 성과를 낸 상황에서, 올해 노조 반발이 거세지면서 송민수 대표가 교섭력을 발휘해 원만한 협상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늘Who] 기아도 파업 시계 '째깍째깍', 송민수 신임 대표 합의안 도출 '가시밭길'

▲ 송민수 기아 대표이사 부사장. <기아>


28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기아 노사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 온 무파업 임단협 타결 기록이 올해 깨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면서다.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27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찬성률 82%로 가결됐다.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임 송민수 대표의 협상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전임 최준영 사장은 2018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기아에서 노무 관리를 맡아 노사 관계 조율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지난 5월 현대차그룹 노무 정책 전반을 관리하는 정책개발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기아 노사 임단협 와중에 현대차그룹이 최 사장 후임으로 송민수 부사장을 앉힌 것은 그에 대한 기대를 읽게 하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특히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량이 4.9% 감소한 데 비해 기아는 2.7% 증가하며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그룹 내 기아의 역할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송 부사장이 노조 파업을 막고,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은 것이다.

 
[오늘Who] 기아도 파업 시계 '째깍째깍', 송민수 신임 대표 합의안 도출 '가시밭길'

▲ 강성호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 <기아 노조 홈페이지 갈무리>


기아 노조의 파업권 확보가 현대차 노조보다 늦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기아 노사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에 비해 기아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경영 개입 정도가 더 강한 요구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신기술·신기계 도입 시 노조와 협의 및 총고용 보장, 정년 만 65세 보장, 주 4.5일제 도입, 조합원 1인당 자사주 246주 이상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에서는 신사업 추진 시 사측이 노조에 사전 통보할 것을 요구했지만, 올해는 사전에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며 경영 개입 강도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기아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새롭게 당선된 강성호 지부장이 강성 노조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점도 송민수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강 지부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2026년 그룹사 10만 투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제 올해 초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들과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기아 임단협에선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보장, 주 4.5일제 도입, 자사주 지급 등이 핵심 쟁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반면, 기아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강 지부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올해 임단협에서도 격주 금요일 휴무 방식으로 주 4.5일제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자사주 지급과 관련해서는 올해 상반기 기아가 임원들만을 대상으로 자사주를 지급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직원들에게도 기아 주식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현대차 노조는 1인당 자사주 30주 지급을 이끌어냈지만, 기아 노사 합의안에는 자사주 지급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기아 노조는 사측과 29일까지 본교섭 및 실무교섭을 진행한 뒤 30일 열릴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실제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