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면서 농협중앙회와 주요 계열사의 내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농협을 둘러싼 지방 이전설이 다시 힘을 받는 가운데 농협 노조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농협중앙회 지방 이전설에 높아지는 긴장감, 노조도 '총력 저지' 대규모 반대 집회 예고

▲ 정부가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면서 농협 내부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NH농협중앙회지부는 23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인근에서 ‘농협본사 지방이전 저지 간부 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농협 노조 간부 약 200명이 참석한다.

29일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농협 노조 조합원 약 2천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도 개최한다.

농협 노조는 집회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도와 관련해 농협 본사를 지방으로 강제 이전시키려는 의중이 날로 눈에 띄고 있다”며 “이에 우리 지부는 7월 두 차례 집회를 열어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집회에서 농협 본사 이전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노조는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농협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본사 이전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정치적 목적이 아닌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본질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농협 노조가 이처럼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이전 대상과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농협중앙회와 주요 계열사가 이전 대상으로 꾸준히 언급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기관 이전 논의는 6·3 지방선거 이후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이전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관련 논의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공공기관을) 최대한 이전할 것”이라며 “다만 분산을 시켜 놓으면 집중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몰아서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농협중앙회 이전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이 잇따르자 노조는 9일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이전 추진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농협중앙회 이전 후보지로 광주전남혁신도시(나주)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계획은 이르면 8월 중순, 늦어도 9월 초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발표 시점이 임박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농협중앙회 유치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전남도뿐만 아니라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NH농협은행 등 금융 계열사의 부산 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가 금융중심지 기능 강화 차원에서 금융기관을 부산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농협중앙회 지방 이전설에 높아지는 긴장감, 노조도 '총력 저지' 대규모 반대 집회 예고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총파업 결단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농협중앙회의 지방 이전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법적·구조적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은 농협중앙회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제 이전을 추진하려면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농협은 민간 협동조합으로 중앙회와 경제·금융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인 만큼 이전이 현실화한다면 업무 효율성과 의사결정 체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농협 노조는 이전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상위 노조 차원의 총력투쟁에도 힘을 보탤 계획을 세웠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0일 지부대표자회의를 열고 산별중앙교섭 승리를 위한 총력투쟁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산별교섭이 결렬된 데다 공공기관 이전 논의도 본격화하면서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공공기관 이전 이슈를 함께 묶어 대응하겠다는 방침에서다. 

농협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8월 금융노조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23일과 29일 자체 집회를 진행한 뒤 8월 금융노조 총력투쟁에도 합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