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파운드리 가격 10% 인상, 삼성전자 한진만 퀄컴 등 빅테크 추가 수주 잰걸음

▲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경쟁사인 TSMC의 위탁생산 가격 인상에 따라 퀄컴, 메타, 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로부터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2027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10%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퀄컴, 브로드컴 등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TSMC 대비 낮은 가격을 앞세워 테슬라에 이어 빅테크로부터 2나노 파운드리를 추가 수주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2나노 수율(완성품 비율) 개선으로 갤럭시S26에 이어 갤럭시Z플립8에 들어가는 엑시노스2600 양산을 안정적으로 이어간다면, 빅테크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TSMC가 2027년부터 반도체 생산 가격을 최대 10% 인상하겠다고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주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이 파운드리 공급망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고객사와 제품군에 따라 반도체 단가를 5~10% 올리기로 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인상된 가격은 2027년 초부터 적용된다. 특히 예측 물량을 초과한 주문에는 10~15%의 할증 요금이 추가로 붙는 만큼, 2나노와 같은 첨단 반도체의 인상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TSMC의 2나노 가격은 웨이퍼 한 장당 3만 달러(약 4400만 원)로 추정되고 있는데, 2027년에는 최소 3만3천 달러까지 오르는 것이다. TSMC는 2018년 7나노 1만 달러, 2020년 5나노 1만6천 달러, 2021년 4나노 1만8천 달러, 2023년 3나노 2만 달러로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다.

TSMC의 이번 가격 인상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 1천억 달러(약 148조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TSMC의 가격 인상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동안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겨온 고객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낮출 대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테슬라는 2나노 생산 일부를 삼성전자에 맡기고, 구글은 인텔의 18A(1.8나노급) 공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파운드리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2나노 가격은 웨이퍼당 약 2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TSMC의 3분의 2 수준이다.

미국 IT매체 Wccftech는 "TSMC 파운드리의 비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엔비디아와 애플 같은 TSMC의 오랜 고객사들도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TSMC와 단가 경쟁에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 파운드리 가격 10% 인상, 삼성전자 한진만 퀄컴 등 빅테크 추가 수주 잰걸음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경영자들과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하는 등 대형 수주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TSMC의 가격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하나로 퀄컴이 꼽힌다.

퀄컴은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나 완성차 업체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가격 인상분을 온전히 고객사에 전가하기 어려운 만큼, 웨이퍼 가격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퀄컴은 최근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모두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며,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2'를 삼성전자 2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TSMC가 2나노 공정 가격을 인상하면서, 모바일 칩 강자인 퀄컴이 삼성전자 2나노 공정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동안 적자가 이어졌던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이 안정적 수주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 아마존, 브로드컴 등 자체 주문형 AI 반도체(ASIC)를 개발하는 빅테크도 TSMC의 가격 인상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ASIC은 특정 기업에 특화된 칩인 만큼 생산 물량이 엔비디아, AMD 등이 생산하는 범용 AI 칩과 비교해 많지 않다.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태에서 파운드리 웨이퍼 단가까지 오르면 원가가 급증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메타, 생성형 AI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 등과 ASIC 생산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도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개최된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빅테크 경영자들과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하는 등 대형 수주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나노 수율(완성품 비율) 개선이 입증되면 빅테크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6에 이어 22일 영국 런던에서 공개하는 갤럭시Z플립8에도 2나노로 제조한 엑시노스2600을 탑재하며, 생산량 확대와 함께 수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2나노 안정화를 기반으로 신규 고객 및 수주 확보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관련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