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키미 K3' AI 모델 삼전닉스 메모리 사업에 호재, 미국 빅테크 투자 당위성 높인다는 시각 확산

▲ 중국의 키미 K3 인공지능 모델이 미국 정치권과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데이터센터 투자를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중국 상하이 인공지능 행사에 설치된 문샷AI의 키미 전시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의 새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의 등장이 미국의 기술 발전과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 투자 위축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키미 K3가 미국에 투자 확대를 촉진하도록 위기감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논평을 내고 “키미 K3의 출시가 미국 인공지능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지만 오히려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 17일 공개한 오픈소스 인공지능 모델인 키미 K3는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상위 기업의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

키미 K3가 발표된 뒤 나스닥 지수가 한때 3% 가까운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미국 주요 기술주와 반도체주 전반에 충격이 나타났다.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 모델이 미국의 기술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중장기 관점에서 키미 K3 출시를 계기로 미국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대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정치권에서 최근 인공지능 산업 발전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곧 중국에 인공지능 기술력을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다면 이러한 주장에는 설득력이 실리기 어려워진다.

블룸버그는 결국 키미 K3 출시가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인공지능 투자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강력한 근거를 실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는 7월 들어 대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수익성과 재무 악화를 고려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을 다소 완화하며 자연히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한 규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던 점도 악재로 꼽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주는 최근 데이터센터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도록 하는 조치를 결정했고 다른 지역에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키미 K3' AI 모델 삼전닉스 메모리 사업에 호재, 미국 빅테크 투자 당위성 높인다는 시각 확산

▲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홍보용 사진. <구글>

하지만 키미 K3 출시를 계기로 미국 인공지능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데 자극을 받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규제 추진 계획을 재검토한다면 지금과 같은 호황기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키미 K3 출시가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투자기관 블루버드캐피털의 분석을 전했다.

키미 K3가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모델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만큼 전 세계 기업과 개발자들에 인기를 끌어 빠르게 대중화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 인공지능 모델이 널리 활용되면 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업황이 더 좋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마켓워치는 “키미 K3는 중국의 인공지능 모델도 대량의 연산 장치를 필요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결국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 제조사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기관 DA데이비슨도 인공지능 모델을 도입하고 운영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제조사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별도의 기사에서 키미 K3 출시로 엔비디아나 AMD를 비롯한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문샷AI가 키미 K3 모델의 학습에 어떤 반도체를 활용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미국의 규제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에서 개발된 제품이 쓰였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소수 기업들은 키미 K3 출시에 수혜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중국의 인공지능 모델이 이전 세대 기술보다 훨씬 많은 메모리 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강력한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결국 키미 K3의 공개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미국의 인공지능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덜고 중국의 기술 확산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는 이중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키미 K3은 미국 인공지능 개발사들의 가격 경쟁력에 압박을 더할 것”이라며 “하지만 메모리반도체와 같은 인프라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