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신약 미국 진출 자신감 여전, 임상 3상 실패에도 "절반의 성공"

▲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가 21일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코오롱원앤온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가 골관절염 신약인 TG-C(옛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첫 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미국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전 대표는 TG-C 상업화를 위해 코오롱티슈진에 합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10월 발표될 임상 3상의 두번째 결과와 첫 시험의 원자료 분석을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경로를 다시 마련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다만 두번째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더라도 첫 시험에서 위약군과 차이를 보이지 못한 원인을 미국 규제당국에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하는 만큼 애초 2027년 초로 잡았던 품목허가 신청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전 대표는 21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임상 3상 주요 지표 분석에 대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상 자체로 보면 기존 결과와 비교해 동등 이상, 충분히 상회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일 TG-C의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주요 지표(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12개월 시점에서 통증과 관절 기능 개선을 함께 살핀 공동 1차 평가지표에서 TG-C 투여군의 개선은 관찰됐지만 위약군과 비교한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당초 코오롱티슈진은 두 건의 미국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하면 2027년 1분기 FDA에 생물의약품 품목허가신청(BLA)을 내고 2028년 상업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첫 번째 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두 임상에서 모두 유효성을 입증한다는 기존 전제에 변수가 생겼다.

물론 코오롱티슈진 TG-C의 상업화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FDA는 올해 5월 공개한 유효성 입증 지침 초안에서 하나의 잘 설계된 대조 임상시험에 강한 보완 근거가 더해지면 허가에 필요한 유효성 자료를 인정하겠다며 사실상 대안 경로를 제시했다.

올해 10월 발표될 두 번째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면 코오롱티슈진이 BLA를 제출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두 번째 임상의 성공만으로 첫 번째 시험 결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FDA는 여러 임상시험을 진행한 경우 모든 결과를 함께 살피며 한 시험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다른 시험의 긍정적 결과도 두 시험 사이 차이를 설명할 근거가 있어야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두 번째 임상에서 유의한 결과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첫 번째 시험에서 위약군의 개선 폭이 예상보다 컸던 배경을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전 대표도 “원인을 충분히 분석한 이후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면 다시 일정을 수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대표에게 TG-C의 상업화는 의미가 적지 않다.

전 대표는 대웅제약에서 24년 동안 근무했고 2018년부터 2024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대웅제약의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 미국 진출 과정에 참여하며 미국 인허가와 현지 사업 경험을 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오늘Who]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신약 미국 진출 자신감 여전, 임상 3상 실패에도 "절반의 성공"

▲ 코오롱티슈진 주요 경영진들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코오롱티슈진이 지난해 3월 그를 공동대표로 맞이한 배경도 TG-C의 미국 허가와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TG-C는 코오롱그룹이 미국에서 다시 승부를 걸고 있는 인보사의 개발 프로그램이다. 퇴행성 질환 진행을 늦추거나 막는 질병조절 골관절염 치료제 신약을 목표로 한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에서 인보사케이주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2019년 주성분 세포의 기원이 허가신청 당시 제출한 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허가가 취소됐다.

미국 개발도 같은 사안으로 한때 멈췄다. 코오롱티슈진은 2020년 4월 FDA로부터 임상 재개를 허용받은 뒤 2021년 11월 환자 모집을 다시 시작했고, 2024년 7월 두 건의 미국 임상 3상에서 1066명의 투약을 마쳤다. 국내 허가 취소 이후 TG-C의 사업가치는 미국에서 새 임상 근거와 허가를 쌓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 대표는 첫 임상 3상 결과에서 투여군의 인공관절 치환술 시행 비율이 위약군보다 낮게 나타난 점을 임상을 통과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강한 신호’로 제시했다.

TG-C 투여군에서는 310명 가운데 2명, 위약군에서는 151명 가운데 8명이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인공관절 치환술 비율 차이는 TG-C의 장기 치료 가치를 살필 수 있는 보조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시험에서 허가를 위해 미리 정한 핵심 지표는 통증과 관절 기능이었다. FDA가 골관절염에서 관절 구조의 변화가 통증 감소나 기능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관계는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어 치환술 비율만으로 공동 1차 평가지표 미충족을 보완하기는 어렵다.

코오롱티슈진은 위약군에서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된 통증·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난 원인을 원자료 수준에서 분석하기로 했다. 진통제 사용과 관리 방식, 환자 특성, 임상기관 운영 등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 대표가 상업화 준비를 위해 영입했다고 설명한 앤디 웨이먼 박사도 우선 원인 분석에 투입된다.

웨이먼 박사는 글로벌 정형외과 의료기기기업 스미스앤드네퓨에서 14년 동안 일했고 이 가운데 8년은 의학 총괄을 지냈다. 상업화 준비를 위해 데려온 외부 전문가의 첫 과제가 출시 전략이 아니라 임상 결과의 원인 규명이 된 것이다.

코오롱티슈진은 별도의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10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두 시험은 프로토콜은 같지만 임상기관과 연구자, 환자는 다르다. 전 대표도 두 번째 시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 대표는 “기간은 늦춰질 수 있지만 회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