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글로벌 주가 방향 가늠자 분석, "AI 반도체주 높은 비중에 위험 선행 반영"  

▲ SK하이닉스 임직원이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나스닥 상장 기념에 따른 타종식에 참석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증시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심리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장 시작 전 가장 먼저 확인하는 증시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증시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자 역할을 하는 상황이 새 기준(뉴 노멀)으로 자리 잡았다는 시각도 제시된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코스피가 세계 AI 반도체주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영국과 미국, 일본의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거래를 시작하기 전 한국 증시를 먼저 확인하기 시작했다. 

자산운용사 오르투스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잭슨 일본 전략 책임자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를 핵심 모니터링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사 JP모간의 아시아 시장 최고 전략가도 올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투자전략 회의에서 한국 증시를 별도 주제로 다뤘다.

뉴욕 투자회사 티그레스파이낸셜파트너스의 아이번 파인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가 미국 AI·반도체 투자 위험을 미리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며 “한국은 더 이상 주변 신흥시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이유로 AI와 반도체주의 위험을 선행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이 전 세계 AI 반도체 주식 시장에 파급되면서 투자자로서는 위험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와 나스닥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0.46으로 최근 2년 사이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5년 평균인 0.16의 약 3배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코스피와 나스닥의 연관성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최근 미국 증시 상장은 한국 증시의 파급력을 뉴욕 증시로 더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기존 상장 주식의 2.5%인 1779만 주를 신주 발행해 주식예탁증서(ADR)로 상장했다. 

DR은 주식을 본국에 보관한 채 이를 대신하는 증서를 만들어 해외 시장에서 유통시키는 증권을 뜻한다. 미국에서 상장하면 미국의 영문 앞글자인 A를 붙여 ADR로 부른다.  

자산운용사 UBS 수미트러스트의 고바야시 치사 일본주식 전략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AI 랠리가 지속되는 한 투자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뉴 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코스피가 지난 6월 이후 7월까지 25% 급락했다며 이러한 하락세가 이어지면 한국의 세계 증시 영향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