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도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권을 둘러싼 은행권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예금금리가 핵심 경쟁 포인트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자체 금고 이자율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아서다.
'대통령 직격'에 지자체 금고 이자 시선 쏠려, 은행권 최적금리 눈치싸움 치열

▲ 2026년 은행권의 지자체 금고 유치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 <연합뉴스>



현재 지자체 금고의 최고와 최저 금리 차이는 무려 3%포인트가 넘는다. 이에 최적의 금리를 제시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2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243개 지자체 금고 가운데 79곳이 다음 금고지기를 뽑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2026년 말 금고지정 약정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대어’로는 50조 원 규모 서울특별시 금고와 16조 원 규모 인천광역시 금고가 꼽힌다. 현재 서울시는 1·2금고를 모두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인천시는 1금고를 신한은행이, 2금고를 NH농협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직전 금고 선정이 이뤄졌던 2022년을 보면 서울시는 3월 공고를 낸 뒤 4월에 선정을 마쳤고 인천시는 7월 공고를 거쳐 8월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도 비슷한 일정이 예상된다.

가계대출 영업 확대에 제동이 걸린 은행들에게 지자체 금고는 매력적 사업으로 여겨진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데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자체 산하 공무원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자체 금고를 운영한다는 상징성도 상당하다. 

특히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인천 청라사옥 입주를 계기로 이른바 ‘청라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어 인천시 금고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금고를 두고 현 금고지기인 신한은행과 전 금고지기인 우리은행이 이미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올해 지자체 금고 유치전에서는 예년보다 치열한 ‘금리’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자체 금고 이자율의 중요성을 짚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1월28일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지자체 금고 이자율과 관련해 “1조 원에 1%만 해도 100억 원”이라며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자체 금고 이자율을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처음 공개한 가운데 금고 간 이자율 차이를 지적한 것이다.

예금금리는 지자체 금고 선정 과정에서 평가 항목에도 포함된다. 지자체 금고 유치 경쟁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지표인 셈인데 이 대통령 말의 무게까지 더해져 그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들이 지차제 금고를 맡아 제공하는 금리는 분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행정안전부가 1월13일 공개한 이자율을 기준으로 각 지자체 1금고의 12개월 장기예금 금리를 보면 전국구 최고 금리는 하나은행이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천 서구 1금고로서 4.82%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전국 최저 금리보다 3.04%포인트 높다.
 
전국 최저 금리는 NH농협은행이 경기도 양평군에 주는 1.78%로 나타났다.

평균 금리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이 가장 높게 나왔다.

우리은행은 서울 지역 14개 구금고를 운영하며 평균 3.6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신한은행 3.31%, KB국민은행 3.23%, 하나은행 2.95% 순서로 뒤를 이었다.
 
'대통령 직격'에 지자체 금고 이자 시선 쏠려, 은행권 최적금리 눈치싸움 치열

이재명 대통령이 이자체 금고 금리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 X 갈무리>


금리 하단 역시 우리은행이 3.41%로 최고치를 적용했다. 다른 은행의 금리 하단은 KB국민은행 3.03%, 신한은행 3.00%, 하나은행 2.64% 등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은 경기도 수원시 한 곳의 1금고를 맡아 2.87% 금리를 주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별 금고의 금리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금고 약정 당시의 기준금리 추이와 적용 방식, 가산금리 적용시 고정·변동형 여부 등 금고 금리 약정 형태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금리 정보로는 실제 금고 운용 효율성을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수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약정금리와 실질금리가 다른 경우가 많아 현재로서는 지자체 실질금리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평잔과 회계 정보가 부재한 약정금리만으로는 지자체 이자수입을 알 수 없다”며 “회계별 평잔과 이자수입 등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