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건설이 서울 도시정비 수주전이 불붙는 가운데서도 수의계약을 조용히 쌓으며 상반기 3조 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취임 뒤 경쟁입찰에 발을 들이지 않고 출혈경쟁을 피하며 곳간을 채웠다. 다만 서울 핵심사업지 물량이 쏟아지면서 대형 건설사 수주전도 늘어 전략을 조정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2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8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두 차례 단독 입찰한 롯데건설의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하다.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송파 동남로 160 일대에 21층, 8개동, 공동주택 842가구 및 부대복리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4015억2651만 원으로 3.3㎡당 약 840만 원이다.
롯데건설이 이를 따내면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도시정비시장 3조 원 고지를 밟는다.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5300억 원 가량을 수주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주액 1조9571억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업계 격전지 도시정비시장에서 실적을 차분히 쌓고 있는 셈이다. 롯데건설은 박 부회장이 취임한 2022년 12월 이래 입찰보증금을 비롯해 비용이 많이 드는 도시정비사업 경쟁입찰에 참여한 이력이 없다.
롯데건설의 마지막 도시정비 수주전은 2022년 11월 대우건설과 치른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따낸 재개발·재건축 시공권은 모두 수의계약 중심으로 이뤄졌다.
도시정비 시장이 지난 2년 동안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에 위축된 영향이 컸다. 박 부회장도 업계 흐름에 맞춰 선별수주를 강화했고 보수적으로 재무 안정부터 공을 들였다.
롯데건설 도시정비 신규 수주액은 그결과 2023년에는 5173억 원어치로 크게 줄었다. 2024년에는 1조9571억 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창사 이래 가장 많았던 2022년(4조2620억 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다만 박 부회장의 조용한 수주전략이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변화 기로에 섰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출혈경쟁을 피했지만 시장변화와 함께 전략 수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참여 경쟁입찰은 지난해 2건(여의도 한양, 도곡 개포한신)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5건(한남4, 은행주공,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서래마을 효성빌라, 개포우성7차)으로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경기 반등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강남과 용산, 한남 등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사업자 선정이 몰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의 전략 변화의 가늠자가 될 사업지는 개포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우성4차 아파트는 강남 매봉역 근처에 위치한 9층, 8개동, 459세대 규모 단지로 1985년 준공됐다. 4월 서울시 정비계획 변경안이 가결되면서 49층, 1080세대 단지로 탈바꿈이 결정됐다.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는 강남구 핵심 도곡동에 위치한 데다 양재천을 곁에 둔 단지로 기존 용적률은 149%에 그쳐 사업성이 매우 높다.
대형 건설사들은 개포우성4차와 개포우성7차가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를 선정해 그동안 눈치싸움을 벌였다. 주요 건설사 다수가 두 지역 사전홍보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4차에서 물러서며 7차에 입찰했고 롯데건설은 7차에서 발을 빼고 4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포우성4차는 맞닿아 있는 도곡개포한신 아파트에서 지난해 드물었던 수주전(DL이앤씨·두산건설)이 벌어졌다는 점과 롯데건설을 포함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입찰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개포우성7차가 입찰을 마감하고 시공사 선정에 본격 돌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포우성4차 일정이 지체될수록 추후 건설사 이목이 집중될 수도 있다. 개포우성4차 조합은 하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입찰공고를 내기 위해 서울시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밖에도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 또한 여러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는 만큼 수주전이 성사되면 박 부회장의 경영 기조도 어느 정도 수정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
박 부회장은 다만 최근 신용등급 평가 하향 등을 고려해 전략을 무리하게 수정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홍보관 마련부터 입찰보증금까지 거액이 드는 수주전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롯데건설을 두고 “계열사 공사를 통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롯데그룹의 사업 및 재무지원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사업 불확실성이 증가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잠재적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건설이 그동안 탄탄히 수주잔고를 쌓아둔 만큼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가면서 핵심지에서는 경쟁입찰에도 과감히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수주잔고는 3월말 기준 42조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이 7조8632억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5.4년치 일감을 쌓아둔 셈인데 이는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개포우성4차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도시정비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뒤바뀐 만큼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서울의 여러 핵심 사업지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취임 뒤 경쟁입찰에 발을 들이지 않고 출혈경쟁을 피하며 곳간을 채웠다. 다만 서울 핵심사업지 물량이 쏟아지면서 대형 건설사 수주전도 늘어 전략을 조정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조용히 추진해온 도시정비 수주의 전략을 바꿀지 주목된다.
2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8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두 차례 단독 입찰한 롯데건설의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하다.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송파 동남로 160 일대에 21층, 8개동, 공동주택 842가구 및 부대복리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4015억2651만 원으로 3.3㎡당 약 840만 원이다.
롯데건설이 이를 따내면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도시정비시장 3조 원 고지를 밟는다.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5300억 원 가량을 수주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주액 1조9571억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업계 격전지 도시정비시장에서 실적을 차분히 쌓고 있는 셈이다. 롯데건설은 박 부회장이 취임한 2022년 12월 이래 입찰보증금을 비롯해 비용이 많이 드는 도시정비사업 경쟁입찰에 참여한 이력이 없다.
롯데건설의 마지막 도시정비 수주전은 2022년 11월 대우건설과 치른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따낸 재개발·재건축 시공권은 모두 수의계약 중심으로 이뤄졌다.
도시정비 시장이 지난 2년 동안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에 위축된 영향이 컸다. 박 부회장도 업계 흐름에 맞춰 선별수주를 강화했고 보수적으로 재무 안정부터 공을 들였다.
롯데건설 도시정비 신규 수주액은 그결과 2023년에는 5173억 원어치로 크게 줄었다. 2024년에는 1조9571억 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창사 이래 가장 많았던 2022년(4조2620억 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다만 박 부회장의 조용한 수주전략이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변화 기로에 섰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출혈경쟁을 피했지만 시장변화와 함께 전략 수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참여 경쟁입찰은 지난해 2건(여의도 한양, 도곡 개포한신)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5건(한남4, 은행주공,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서래마을 효성빌라, 개포우성7차)으로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경기 반등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강남과 용산, 한남 등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사업자 선정이 몰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의 전략 변화의 가늠자가 될 사업지는 개포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우성4차 아파트는 강남 매봉역 근처에 위치한 9층, 8개동, 459세대 규모 단지로 1985년 준공됐다. 4월 서울시 정비계획 변경안이 가결되면서 49층, 1080세대 단지로 탈바꿈이 결정됐다.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는 강남구 핵심 도곡동에 위치한 데다 양재천을 곁에 둔 단지로 기존 용적률은 149%에 그쳐 사업성이 매우 높다.
대형 건설사들은 개포우성4차와 개포우성7차가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를 선정해 그동안 눈치싸움을 벌였다. 주요 건설사 다수가 두 지역 사전홍보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4차에서 물러서며 7차에 입찰했고 롯데건설은 7차에서 발을 빼고 4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포우성4차는 맞닿아 있는 도곡개포한신 아파트에서 지난해 드물었던 수주전(DL이앤씨·두산건설)이 벌어졌다는 점과 롯데건설을 포함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입찰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개포우성7차가 입찰을 마감하고 시공사 선정에 본격 돌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포우성4차 일정이 지체될수록 추후 건설사 이목이 집중될 수도 있다. 개포우성4차 조합은 하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입찰공고를 내기 위해 서울시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 개포우성4차 아파트는 최고 9층, 8개동, 459세대 단지로 용적률은 149%에 불과하다. 맞닿은 도곡개포한신아파트도 9층, 8개동, 620세대 규모 단지로 용적률은 145%에 그쳤다. 개포한신은 지난해 9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뒤 올해 4월 계약을 맺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 부회장은 다만 최근 신용등급 평가 하향 등을 고려해 전략을 무리하게 수정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홍보관 마련부터 입찰보증금까지 거액이 드는 수주전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롯데건설을 두고 “계열사 공사를 통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롯데그룹의 사업 및 재무지원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사업 불확실성이 증가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잠재적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건설이 그동안 탄탄히 수주잔고를 쌓아둔 만큼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가면서 핵심지에서는 경쟁입찰에도 과감히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수주잔고는 3월말 기준 42조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이 7조8632억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5.4년치 일감을 쌓아둔 셈인데 이는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개포우성4차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도시정비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뒤바뀐 만큼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서울의 여러 핵심 사업지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