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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 미국 판매 본격화, 허은철 8년 뚝심 빛 보나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4-08-13 1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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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이 8년 동안 공들인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IVIG)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내놓은 것만으로도 허 사장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GC녹십자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 미국 판매 본격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984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은철</a> 8년 뚝심 빛 보나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2015년부터 미국 진출에 공을 들인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 10%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GC녹십자가 알리글로를 통해 미국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 제품 점유율을 빼앗으려면 소아 임상 적응증을 확대하고 피하주사제용 면역글로불린(SCIG) 개발 문턱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면역글로불린은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한 항체를 함유한 혈장 단백질로 선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나 신경질환, 혈액질환 등의 치료제로 사용된다. 알리글로는 미국에서 7번째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17세 이상 1차 면역결핍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

1차 면역결핍증 환자 가운데 80% 이상이 소아 연령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성과를 내려면 적용 대상을 17세 미만 환자로까지 확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도합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는 다케다, CSL베링, 그리폴스 제품은 모두 2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할 수 있다. 

GC녹십자도 2020년부터 2세 이상 12세 미만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소아 임상3상에 착수했지만 완료 시점이 예상보다 3년 가량 늦어지면서 2026년 11월에야 임상결과를 받아들 수 있게 됐다.

면역글로불린 주요 경쟁사들은 피하주사제형 제품도 갖추고 있는 만큼 제품군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피하주사제형 제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편리한 투약방법, 체내에서의 면역글로불린의 농도가 정맥주사용 제품보다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어 처방이 확대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아직 피하주사제형 제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시장성이 검증되면 개발에 착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면역글로불린 개발사들이 각각 농도와 제형의 차별화, 헌혈자들의 스크리닝과 혈장 혼합공정 등 생산방법의 차별화를 꾀하는 가운데 GC녹십자도 독자적 기술을 바탕으로 맞서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알리글로는 정제 공정에서 CEX크로마토그래피(양이온 교환 색층 분석법) 기술을 적용해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원인인 혈액응고인자를 제거해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GC녹십자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에서도 고가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GC녹십자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 미국 판매 본격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984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은철</a> 8년 뚝심 빛 보나
▲ 알리글로(사진)는 2015년부터 이어진 세 번의 도전 끝에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다.

허 사장은 2015년부터 알리글로 미국 진출 문을 두드려 왔다. 처음에는 면역글로불린 5% 제품으로 FDA 승인을 노렸으나 두 차례 제조공정 보완 요청을 받은 이후 면역글로불린 10% 제품으로 변경해 2023년 최종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는 약 16조 원으로 세계 최대이며 면역글로불린 판매가격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한국 판매가격의 약 6배)으로 형성돼 있다.

허 사장이 GC녹십자의 이익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성공적 공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허 사장은 알리글로의 다른 나라 판매명인 아이비글로블린에스엔주를 통해 이미 15개 나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허 사장은 미국에 수출하면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2분기 실적 부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존 공급물량을 조절해 미국 알리글로 수출 물량을 확보했다. 

시장도 알리글로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7월8일 알리글로 미국 초도 물량이 출하되었다고 알려진 이후 GC녹십자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으로 14만9400원까지 올랐다. 최근 한 달여 동안 주가 상승률이 26%가 넘는다.

허 사장은 현지법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한 직접판매로 알리글로 판매 이익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직접판매는 영업인력 확보와 유통망 구축 등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제품이 많아질수록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 국내 제약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GC녹십자는 이미 알리글로 정식 출시를 바탕으로 혈액제제나 위탁생산(CMO), 유전자재조합 제제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실적 확대를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 사장은 알리글로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인 알부민(혈액 내 삼투압 조절에 필요한 혈장 단백질)은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혈액제제 생산 효율도 극대화한다. GC녹십자는 이미 7월 중국 화륜제약그룹과 알부민 유통계약을 맺어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상태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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