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 플랫폼 웹OS 확장 가속화, 박형세 하드웨어 정체 극복한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사진)이 TV 산업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웹OS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TV 운영체제 웹OS를 확장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말 LG전자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이 TV사업을 비롯한 하드웨어 부문의 정체를 극복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조직개편에서 HE사업본부장 직속으로 웹OS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을 신설하고 임원인사에서 박형세 사장을 부사장에서 승진시킴에 따라 웹OS 플랫폼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를 비롯한 TV 사업자들이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웹OS 등 자체 TV 플랫폼에 ‘광고기반 무료스트리밍 TV 서비스(FAST)’를 결합하는데 속도를 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광고 시청을 하면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FAST와 같은 플랫폼은 타겟광고 배치, 시청자 콘텐츠 소비패턴 분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웹OS와 같은 TV 운영체제에 광고사업을 결합하게 되면 TV와 같은 하드웨어 시장의 구조적 정체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현재 글로벌 TV 시장은 경기 불확실성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공급망 불안 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프리미엄 TV출하량과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1%, 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프리미엄 TV 출하량과 매출도 올해보다 각각 4%, 6% 가량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사장은 2019년부터 HE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일찌감치 TV사업의 정체기를 예견하고 FAST 서비스를 결합한 웹OS 확장에 힘을 쏟아 왔다.

그 결과 LG전자는 TV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 웹OS를 통해 광고·콘텐츠 매출을 3천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박 사장이 HE사업본부장에 오르기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해 10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박 사장은 이제 웹OS를 기반으로 광고·콘텐츠 매출을 올해 5천억 원, 내년 7천억 원,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박 사장은 광고 매출 1조 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LG전자 조직개편에서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신설된 해외영업본부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고객사를 빠르게 확장해 웹OS 사업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TV 플랫폼 웹OS 확장 가속화, 박형세 하드웨어 정체 극복한다

▲ LG전자 웹OS 플랫폼은 TV뿐만 아니라 로봇, 자동차 전장, 헬스케어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 LG전자 >

미국과 같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료방송 요금이 한국보다 평균 7배 가량 비싸 광고에 기반한 무료스트리밍 서비스(FAST)가 접목된 웹OS와 같은 플랫폼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의 FAST 관련 광고 시장은 39억 달러(약 5조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LG전자 해외영업본부의 수장으로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윤태봉 부사장이 선임된 만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개척에 있어 HE사업본부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박 사장은 스마트TV 운영체제였던 웹OS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성장하는 자동차 전장 등 LG전자의 기존 사업에 올라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길 안내 등 정보와 음악 및 영상 감상 등 오락기능을 합친 통합 시스템)에 웹OS를 탑재하며 완성차 기업으로 고객사를 확장하는데 시동을 걸고 있다.

박 사장은 제네시스에 웹OS를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더 많은 완성차기업들에 웹OS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나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으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전자업체들에 비해 웹OS의 영향력을 넓이는 일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여지가 크다.

LG전자는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TV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구심점 역할을 해온 웹OS의 사업영역을 다각도로 확장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