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아빠찬스' 의혹 해명에도 논란은 지속, 윤석열 어떤 선택할까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녀들의 입학과정 의혹에 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자녀들의 의과대학 편입학 특혜 등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서도 '정호영 카드'를 계속 밀어부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 후보자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불분명한 사실에 근거하고 불필요한 염려를 야기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자녀들의 의대편입이나 병역판정에 관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행위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대편입과 병역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로 진행됐다”며 “객관적 자료로 드러나는 결과로도 공정성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사 편입 선발과정 평가자는 임의 배정되며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장과 이름을 기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자녀들의 학점과 영어공인점수 등을 공개하며 학사편입과정에서 공정한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제 딸의 서울대 졸업성적은 4.3점 만점에 3.77점이었으며 영어공인성적은 TEPS 855점이었다”며 “아들의 경우 경북대 졸업성적이 4.5만점에 4.33점으로 지원자 가운데 2위였고 영어공인성적도 TEPS 881점으로 3위를 기록해 객관적으로 성적이 높았다”고 말했다.

두 자녀 모두 주관성이 개입되는 면접과 서류평가 점수가 객관적으로 산출되는 학사, 영어성적보다 낮다며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들의 보충역 판정 과정 의혹에 관해서도 떳떳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객관적인 재검증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면 그 기관에서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들의 봉사활동과 관련해 경북대병원의 자원봉사는 누구든지 신청하면 별도 제한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부탁이나 청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아들의 학부생시절 논문실적에 관해서는 “제가(정 후보자) 속한 의과대학이 아니라 아들이 재학했던 공과대학 전공 관련 논문이다”며 “지도교수님과 진로상담을 통해 참여했던 것이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 자녀들의 ‘아빠찬스’ 의혹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과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재직할 때 두 자녀가 경북대 의과대학에 학사편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정 후보자는 2014년 진료처장을 지냈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경북대병원장을 역임했다.   

편입학 과정에서 제출된 논문과 봉사활동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 아들은 경북대 전자공학부에 재학 도중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논문 2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 공동저자 가운데 학부생으로는 정 후보자 아들이 유일했다. 

이와 함께 아들의 병역판정이 뒤바뀐 사실도 알려졌다. 2010년 첫 신체검사 때 현역대상 판정을 받았다가 5년 뒤 경북대병원에서 실시한 재검사에서 사회복지요원 소집대상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2015년 당시 병무청에 제출된 병무용 진단서에는 요추 5, 6번 추간판 탈출증으로 무리한 운동 및 작업 시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고 악화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 아들은 두 달 후인 2016년 1월 경북대병원에서 환자이송 등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정 후보자의 딸이 2017년 의대 편입시험을 치를 때 정 후보자 지인들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구술면접에서 만점을 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한 언론은 16일 2017년 당시 경북대 의대 부학장 박태인 교수 등 3명의 평가위원은 편입시험 최종전형인 구술면접에서 정 후보자 딸에게 나란히 만점(20점)을 줬다고 보도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교수는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이며 다른 2명의 교수는 정 후보자와 여러 논문을 함께 쓴 공저자로 드러났다. 
 
정호영 '아빠찬스' 의혹 해명에도 논란은 지속, 윤석열 어떤 선택할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 방어에 나서며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며 정 후보자를 감쌌다.

또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인수위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위법행위가 전혀 없어 조국 전 장관과 사례가 다르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거듭된 의혹에도 윤 당선인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임명한 사례가 거론되며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과 정 후보자 자녀는 의사가 되기 위한 입시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발생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 후보자 자녀들이 향유한 ‘아빠찬스’가 드러나고 있다”며 “윤 당선인이 지금 검찰총장이었다면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지명자의 자택과 경북대병원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도 ‘공정’과 ‘상식’을 언급하며 정 후보자에 관한 윤 당선인의 발언을 꼬집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 당시 발언을 그대로 따오면 정호영 후보자 사안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기에 강제수사에 나서는 게 맞다”며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윤 당선인은 자신의 40년 지기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정호영 의혹에 대해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