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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주사체제 전환 공식화, 구현모 신사업 육성 날개 단다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3-31 16: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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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KT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의지를 공식화했다.

구 사장은 성장성 높은 KT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물적분할한 뒤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미디어콘텐츠, 로봇 등 신사업을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337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현모</a> KT 대표이사 사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정기주주총에서 구 사장은 “지주회사까지는 아니지만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상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지주회사까지는 아니어도 KT를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구 회장의 '사실상 지주사' 발언은 KT가 지주사 소유가 금지된 금융회사 케이뱅크를 아래에 두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주형 회사의 의미에 관한 질문에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의 하나로 지주형 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며 "어떤 성격이 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올해로 임기 3년차를 보내고 있는데 올해말 또는 내년초에 예정된 KT CEO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연임에 성공한다면 KT가 오랫동안 추진해 왔던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작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구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 KT 체질을 변화시키며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구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9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1596억 원이었는데 2021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6718억 원으로 2년 만에 44.2%나 증가했다. 이에 구 사장의 연임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는 구 사장이 연임한 뒤인 2023년에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이 예상된다”며 “물적분할을 통해 각 조직들을 정확히 분리, 통폐합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을 감별해 낸다면 기업가치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KT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부문을 떼내 자회사로 설립함으로써 사실상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 사장은 2020년 10월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개최한 '디지털X 서밋2020'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미디어, 금융, 로봇, 헬스, 커머스, 부동산(모빌리티 포함) 등을 8대 신사업으로 꼽아 이들 사업부문의 물적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구 사장은 4월1일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부문을 분리해 자회사 KT클라우드를 출범시킨다.

앞서 2021년 1월에는 미디어콘텐츠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 뒤 산하에 웹소설 및 웹툰 전문기업 스토리위즈, 음악 플랫폼기업 지니뮤직, 미디어지니 등을 아래에 뒀다.

금융사업과 관련해서는 BC카드를 중심으로 두고 아래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배치시키는 등 사업부문별로 자회사들을 배치하는 작업도 어느 정도 마쳤다.

KT는 올해부터 자회사들의 상장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들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재투자함으로써 성장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올해 계열사 지니뮤직 자회사인 전자잭 플랫폼업체 밀리의서재의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케이뱅크의 상장주관사 선정도 2월 마쳤다.

KT의 사실상 지주사 체제 전환 논의는 2002년부터 이어져 왔는데 최근 KT가 금융, 콘텐츠,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통신사업자에서 디지코 전환을 추진하면서 지주사 전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 해댕 사업만을 위한 투자유치도 쉬워질 뿐만 아니라 사업부문별 의사결정도 빨라져 사업의 성장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자회사들은 물론 모회사인 KT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 사장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KT는 시대적 변화를 성장 기회로 만들며 지난 해 가장 큰 서비스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2022년에도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KT가 사실상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최고경영자인 구 사장이 회장에 오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KT는 2009년 이석채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하면서 최고경영자 직급을 회장으로 높였다. 그 뒤 구 사장이 최고경영자에 오른 2020년 오너없는 KT가 회장 직급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받아들여 최고경영자 직급을 사장으로 낮췄다.

하지만 KT와 마찬가지로 오너가 없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대표이사의 직급 역시 ‘회장’이어서 구 사장도 사실상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장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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