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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복심' 김용환, 정의선시대에도 현대차그룹에서 역할 맡을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12-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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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57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구</a> 복심' 김용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시대에도 현대차그룹에서 역할 맡을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 올해 현대자동차그룹 연말인사에서 어디에 이름을 올리게 될까?

현대차그룹에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몽구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용퇴할 것이라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시기마다 전략가로서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에게 새 역할이 주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이 다가오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통상적으로 매해 12월마다 실시하던 정기 임원인사를 4월에 폐지하면서 수시인사로 돌렸다.

현대차그룹이 비정기적으로 인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연말에 대규모 인사이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주류 시각이지만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자리를 옮긴 부회장단의 거취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을 구성하는 6명 가운데 오너일가를 제외한 4명 중 정몽구 회장시대에 부회장에 오른 인물만 3명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부터 그룹 경영의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세대 교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인물은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새 시대로 향하겠다는 방향성을 확실히 설정한 만큼 그에 걸맞은 그룹 차원의 인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연말에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2018년 12월12일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 인사에서 김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을 때 이미 경영2선으로 사실상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졌다.

김 부회장이 오랜 기간 몸담았던 현대차를 떠나 현대제철로 간다는 것은 정몽구 회장체제에 익숙했던 현대차그룹에서 상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부회장이 현대제철에서 사내이사에 오르지 않는 등 뚜렷한 역할을 맡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자 이런 시각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사실상 김 부회장이 용퇴를 앞두고 예우 차원에서 계열사 부회장으로 잠시 물러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 부회장께서는 사실상 고문 역할로 스스로 물러나신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김 부회장이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현안들을 총괄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다는 점을 고려해 그에게 더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안동일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안 사장이 철강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반면 회사의 신사업 등에서는 김 부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현대제철로 이동한지 1년 동안 회사의 크고 작은 현안들을 직접 챙겨왔다.

실제로 현대제철 컨트롤타워인 기획실을 비롯해 각 본부급 조직에서도 안 사장뿐 아니라 김 부회장에게 보고를 동시에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기획전략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건재하게 현대제철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올해 유독 많은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 김 부회장도 여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이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만큼 책사형 부회장으로 꼽혔던 김 부회장에게 남은 일이 더 있을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의 측근으로 불렸던 인물들을 정 수석부회장이 물러나게 하는데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도 김 부회장의 유임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정 수석부회장은 평소에도 경영권 승계 등을 묻는 질문에 “정 회장께서 건재하시다”며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정 회장은 대외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현대차 대표이사에 올라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게서 동일인(총수) 지정 판단을 받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2003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아 해외 판매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면서 정 회장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으며 2007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 기획조정실과 비서실 담당을 맡아 정 회장을 본격적으로 수행했다.

2010년에는 53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너의 두터운 신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해외출장과 주요 행사에 줄곧 동행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2011년 3월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행사를 마친 뒤 에쿠스에 오르면서 김 부회장을 찾았고 정의선 부회장이 김 부회장을 불러 “모시고 가시라”고 말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57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구</a> 복심' 김용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시대에도 현대차그룹에서 역할 맡을까
▲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 회장이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때 그를 그림자처럼 수행한다고 해서 은둔형, 비서형 등 다양한 수식어들이 김 부회장을 따라다녔다.

항상 오너일가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오너의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면서도 입이 무거워 구설수에 오르지 않아 현대차그룹의 기획부문을 총괄할 수 있었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부회장으로 기획조정실에서 일할 때도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역량을 발휘했다. 현대건설 인수전과 현대차그룹의 새 사옥 부지인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 인수전이 그의 대표적 성과다.

김 부회장은 2010년 진행된 현대건설 인수전을 총괄했다. 당시 매일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현대건설 인수 전략을 짰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때 현대그룹에 밀려 인수가 무산될 위기까지 몰렸지만 현대그룹의 약점으로 꼽힌 자금조달 능력을 문제 삼으면서 판을 흔들었고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을 현대차그룹의 품에 안기게 했다.

2014년에는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힌 신사옥 건립을 위한 삼성동 부지 인수전에서 증권가의 예상 입찰가격의 배가 넘는 10조5천억 원을 불러 땅을 낙찰받았다.

과거 기아차의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을 지낼 때도 대리점 형태로 유지됐던 해외 유통망을 현지 판매법인 형태로 대거 전환하는 방식으로 기아차 판로를 개척해 자동차 판매를 연평균 20% 가까이 넘게 끌어올리는데 1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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