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투자한 성과를 조만간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음성으로 조작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용자들의 게임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이용방식에도 획기적 변화를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인공지능 투자성과로 리니지 조작방식 바꾼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엔씨소프트는 22일 ‘리니지M’ 미디어 행사를 열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보이스 커맨드’를 공개했다. 

보이스 커맨드는 엔씨소프트가 개발하고 있는 음성명령 게임 조작방식이다. 손이 자유로운 환경에서만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제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전무는 이날 행사에서 “터치 조작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보이스 커맨드를 만들고 있다”며 “처음에는 공격할 상대방을 음성으로 지목하는 정도로 구상했으나 엔씨소프트답지 않다고 생각해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여왔는데 그 성과를 게임 이용경험의 변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가 이날 공개한 보이스 커맨드 동영상에서 이용자들은 작업을 하거나 운전을 하면서, 혹은 아기를 돌보면서도 음성명령으로 리니지M을 즐겼다.

게임을 켜놓고 잠자리에 든 이용자는 캐릭터가 공격받고 있다는 알림을 듣고 잠결 속에서도 스마트폰을 향해 “베르”를 외쳐 위험에서 벗어났다. 베르는 캐릭터를 안전한 곳으로 순간이동하도록 하는 게임 내 마법 주문이다.

손을 쓸 수 없어 기존에는 게임을 못하던 환경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안에 보이스 커맨드를 리니지M에 실제로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블레이드앤소울’에 적용한 전투 인공지능 ‘비무’를 공개하는 등 이전에도 인공지능 연구개발 성과를 보여준 적이 있다. 이번 보이스 커맨드는 게임 이용방식에 더욱 파격적 변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승보 전무는 “보이스 커맨드를 엔씨소프트의 다른 게임에도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가운데 가장 일찍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을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 왔다. 2016년 AI센터를 세우고 2017년에는 AI센터 산하에 있던 NLP(자연어처리센터)랩을 NLP센터로 확대개편했다. 

김 사장은 두 센터를 사장 직속 조직으로 두고 있으며 소속 전문인력은 150명이 넘는다.

AI센터는 △강화학습과 딥러닝에 기반한 게임 개발 및 서비스 기술 △감정인식 및 음성합성 기술 △이미지와 비디오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기술을, NLP센터는 △사람의 언어로 정보를 주고받는 응용 기술 △정보에 바탕을 두고 지식을 추론하고 생성하며 전달하는 기술 등을 연구한다.

이 밖에도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과 관련한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한다.

1월24일과 25일 이틀 동안은 ‘엔씨소프트 인공지능 데이 2019 콘퍼런스’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엔씨소프트 센터원들을 비롯해 협력관계에 있는 국내 대학원 교수와 석박사과정 학생 360여 명이 참석해 각자의 연구성과를 공유했다.

김 사장은 과거 ‘엔씨소프트 인공지능 데이 2018’ 행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듯 이제는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의 시대로 가고 있다”며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다가오는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