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이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차량이 도심을 실제 주행하는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아트리아 AI가 갓길에 주차된 지게차를 인식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7월 삼성전자에서 합류한 권정현 현대차그룹 자율주행개발센터장도 참석했다. 박 사장과 권 센터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엔비디아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안전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소비자 안전과 신뢰에 직결되는 기술”이라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기술을 서둘러 제공해 소비자가 안전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 이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안전에 신경쓰는 동안 테슬라 등 경쟁사들과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와 협업한 첫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출시가 2년 정도 남았음에도 권 센터장은 자율주행차 시장 경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 센터장은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190개가 넘는 나라와 지역에서 자동차를 연간 700만 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며 “2028년 자율주행 차량이 출시되면 데이터가 빠르게 쌓여 5년 안에는 경쟁사를 뛰어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재 엔비디아와 협업은 실제 차량 개발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구체화됐다. 엔비디아 소프트웨어를 실제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환경을 두 회사가 함께 조율하고 있다.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소프트웨어중심차 테스트 차량이 운전자 개입 없이 복잡한 도심을 실제 주행하는 영상도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상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 수준으로 고속도로와 도심 모두에서 핸즈프리로 운전이 가능하다.
▲ 권정현 현대차그룹 자율주행개발센터장이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실제 주행 상황을 바탕으로 차량이 주변 교통 상황을 인식하고 경로를 판단하는 모습과 다양한 도로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도 함께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아트리아 AI는 혼잡한 출근 시간대의 서울 강남 도심을 비롯해 버스 등 대형 차량 통행이 많은 잠실 도로, 비가 내리는 판교 도심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티투닷으로 자리를 옮긴지 6개월이 된 박 사장은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많이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자율주행 기술로 ‘갓길에 주정차된 차량을 피하는 상황’을 꼽았다.
박 사장은 “갓길에 주정차된 차량을 피해 가는 것은 쉬워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며 “처음에 포티투닷에 왔을 때 직원들에게 이것만 잘 해결해도 전반적 품질이 크게 오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다행히 직원들이 잘 따라줘서 현재는 관련 기술이 많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포티투닷은 최근 6개월 동안 주정차 차량 회피와 차로 변경 시점, 좁은 골목길 통과와 관련된 복잡한 도심 상황에서 시스템 성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자율주행이 없는 자동차는 판매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제 자율주행 기술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얼마나 신속하게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의 좋은 개발 결과보다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기업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경쟁력을 만들어갈 것이고, 현대차그룹도 지금 바로 그 역량을 내재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