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크래프톤의 서울 역삼동 사무실 내부 모습. <크래프톤>
핵심 매출원인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이용자 트래픽 감소 우려를 뚫고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서브노티카2 신작 흥행에 따른 것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231억 원, 영업이익은 3208억 원으로 추산됐다. 2025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9.65%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30.35% 늘어나는 호실적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상장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의 벽을 넘은 데 이어 2분기에도 매출 1조 원을 상회하는 것이다.
실적 성장세의 핵심은 배틀그라운드의 지속된 흥행이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는 이용자 트래픽이 꾸준히 감소하며 우려를 샀다.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의 월 평균 이용자 트래픽은 지난해 1분기 75만 명에서 4분기 64만 명까지 줄며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엔 68만 명으로 반등했다.
올해 3월 출시 9주년을 맞아 대형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스팀 일일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130만 명을 넘었고, 4월 월 평균 이용자 트래픽도 86만 명을 기록하는 등 2분기에 지난해를 웃도는 트래픽을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도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모바일 버전인 '화평정영'은 지난해 연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ㅏ 올해 초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에 복귀했다. 지난 2월에는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4~5월에도 10위 권을 유지 중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배틀그라운드 트래픽이 상당히 강하다"며 "4월에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 콘텐더 콜라보와 모바일 새 이벤트 등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어 2분기 매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게임별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1분기 전체 매출 1조3714억 원 가운데 배틀그라운드 IP 매출만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것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최대 과제였지만, 2분기에 신작 '서브노티카2'가 흥행하며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미국 자회사 언노운월즈가 지난 5월15일 앞서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서브노티카2는 판매량 500만 건을 달성했다. 출시 첫 주에만 400만 장을 넘기면서 관련 매출은 약 1억 달러(약 1370억 원)를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서브노티카 IP의 탄탄한 글로벌 팬층을 입증하며, 배틀그라운드에 치우쳐 있던 수익원을 다변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배틀그라운드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서브노티카 시리즈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어 매출 지역 다변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여기에 크래프톤은 오는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행사 '게임스컴 2026'에 참가해 펍지 스튜디오의 미공개 신작을 공개한다. 이 게임은 배그 IP를 활용해 개발되며, 회사는 이 외에도 전부 5개 신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펍지 스튜디오의 신작은 그동안 시장에 개발 정보가 전혀 공개된 바가 없기에 개발 정도에 따라 기대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김창한 크래프톤은 대표이사(왼쪽)가 지난 24일 미국 시애틀 아마존웹서비스(AWS) 본사에서 맷 가먼 최고경영자와 AI 협력을 논의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게임사임에도 AI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AI 퍼스트'를 선언한 이후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클러스터 구축에 나섰다.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필두로 자체 AI 모델 '라온'을 개발하며 자사 게임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피지컬 AI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각각 미국과 한국에 로보틱스 연구 전문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했다. 김창한 대표가 미국법인장을, 이강욱 CAIO가 한국법인 대표를 겸임한다.
김 대표의 글로벌 AI 행보도 활발하다. 김 대표는 최근 미국 시애틀 AWS 본사를 방문해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와 회동했다. 지난해부터 오픈AI, 엔비디아에 이어 AWS와도 잇따라 회동하며 기술기업으로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AI 사업이 본격 수익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AI 연계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된지 9년이 넘었는데도 인기를 이어가면서, 크래프톤이 다음 사업에 투자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