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용인 'Y2' 팹과 청주 'M17' 팹 건설에 54조 투자 결정

▲ SK하이닉스가 용인 'Y2' 팹과 청주 'M17' 팹 건설에 총 5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7일 결정했다. 사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SK하이닉스 >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과 청주에 54조 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팹)을 건설한다.

SK하이닉스는 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용인 'Y2' 팹과 청주 'M17' 팹 건설에 각각 35조2천억 원, 19조1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4조 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 6월 발표한 중장기 투자 계획의 후속 조치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600조 원, 청주 생산기지 확대에 100조 원을 투입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용인에서는 1기 팹(Y1) 건설이 진행 중이며, 이번 결정으로 후속 팹 구축이 본격화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과 낸드 수요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단순한 업황 사이클이 아닌,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성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모리가 단순 부품을 넘어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이라며 "철저한 수요 검토를 바탕으로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용인 'Y2'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 두 번째 생산 거점으로, 연면적 34만1천 평 규모의 D램 공장으로 조성된다.

2027년 7월 착공해 2029년 6월 첫 클린룸 가동을 목표로 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차세대 D램 생산을 맡는다. 현재 건설 중인 'Y1'은 2027년 2월 첫 클린룸 오픈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45년으로 잡았던 용인 클러스터 완공 시점을 2033년으로 앞당겼다. Y2 건설은 이 같은 일정 단축 전략의 핵심 단계로, 투자 집행은 2031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연구개발(R&D) 기능과 임직원 복지를 강화하는 인프라도 포함된다. Y2에는 업무·복지시설을 갖춘 '지원동'과 제품 실험·테스트·분석 기능을 통합한 '연구개발통합센터' 등이 함께 구축된다.

용인 클러스터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약 126만 평 규모로 조성되며, Y2 가동에 필요한 1단계 전력·용수 인프라는 현재 99% 수준으로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 인프라와 팹 건설을 병행해온 만큼,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용인 'Y2' 팹과 청주 'M17' 팹 건설에 54조 투자 결정

▲ 청주 M17 조감도. < SK하이닉스 >

낸드 사업 역시 AI 확산에 힘입어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솔리디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에 더해 AI 추론 과정에서 활용되는 'KV 캐시' 저장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향후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본격 도입되면 낸드 적용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신규 낸드 생산 거점으로 청주를 선택했다. 기존 M11·M12·M15 공장이 위치한 청주캠퍼스는 생산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어 빠른 증설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청주 'M17'은 연면적 20만6천 평 규모로 조성되며, 2027년 2월 착공해 2028년 12월 첫 클린룸 가동을 목표로 한다. 투자 역시 2031년 4월까지 단계적으로 집행된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유연하게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한다. 팹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하되, 클린룸 증설과 장비 투입은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해 투자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는 기업 성장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과 청주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협력사와 동반 성장을 촉진하고,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시장의 성장 속도에 맞춰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며 "선제적 생산 기반 확보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