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아이폰18 시리즈 출시가 메모리 부족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애플에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미나이가 생성한 AI 이미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8 시리즈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표적 업체로, 아이폰 출시 지연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하반기 실적에 직접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해 이들 부품 회사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니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등 새로운 제품군을 발굴, 수익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WCCtech와 맥루머스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 메모리 제조사 CXMT로부터 모바일 D램을 확보하려던 계획이 실패하면서 차기 아이폰용 모바일 D램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WCCtech는 IT 분석가 팀 컬판의 보고서를 인용해 "심각한 메모리 부족으로 애플의 아이폰용 모바일 프로세서 웨이퍼가 패키징을 기다리며 재고로 쌓여가고 있다"며 "애플이 최대한 많은 D램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아이폰18 시리즈 출시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있는 약 10억 달러 규모의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용 모바일 프로세서(AP) 'A20 프로'가 D램 부족으로 최종 패키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 출시 지연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2025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도 약 58%의 매출을 지난해 애플에서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애플이 있는 미국에서 낸 매출이 약 45%에 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에 탑재되는 OLED 패널의 각각 50%, 40% 이상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부족에 더해 애플이 아이폰18 시리즈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판매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프 푸 GF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 가격이 전작 대비 250~300달러 오를 것"이라며 "가격 인상이 아이폰 수요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 LG이노텍은 애플에 치우진 매출 비중을 낮추기 위해 'AI 반도체 기판'과 '비전 센싱 모듈' 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7월부터 8.6세대 IT용 OLED 양산에 들어가면서, 태블릿 PC, 모니터, 노트북 등에서 OLED 매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부터 4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8.6세대 IT용 OLED 라인을 구축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글로벌 IT용 OLED 출하량이 2025년 2400만 대에서 2029년 5300만 대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7월 30일 국민성장펀드 자금 1조5천억 원을 포함해 총 3조 원을 차세대 OLED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자금을 저전력·슬림화 등 차별화된 OLED 기술력 확보에 투입하고, 게이밍 모니터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OLED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7월22일 '2026 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가용 가능한 재원 범위 내에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글라스 관련 신기술, 8.6세대 OLED, 모바일용 탠덤 OLED, 플립 등 다양한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AI 반도체 기판'과 '비전 센싱 모듈'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LG이노텍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비롯해 AI 반도체 기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기판이다. 고성능, 고밀도의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북미 기존 고객사(애플)의 CPU 양산 물량 반영에 따라 LG이노텍의 올해 FC-BGA 매출은 지난해 대비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LG이노텍의 FC-BGA 기판 매출은 2027년 4천억 원, 2028년 1조 원 이상, 2030년 2조 원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 모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비전 센싱 모듈은 피지컬 AI 기기가 주변 환경과 사물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부품으로, LG이노텍은 이미 제품을 상용화해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미국 피규어AI의 로봇 제품인 '피규어 03'에 비전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로봇 '아틀라스'에 장착될 비전 센싱 모듈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로봇의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LG이노텍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