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LB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관련해 미국 품목허가 여부 통보를 한 달 앞둔 가운데 올해 새롭게 구축된 리더십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게 두 차례나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뒤 세 번째 도전의 결과가 눈 앞으로 다가온 셈인데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부문 총괄회장 체제의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이 조만간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HLB 간암 신약 미국 허가받을지 결정 한 달 앞으로, 김태한 체제 FDA 대응력 평가대

▲ 미국FDA가 HLB의 간암신약 허가를 7월23일까지 결정한다. 사진은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부문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23일 HLB에 따르면 FDA는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의 리보세라닙 신약허가신청(NDA) 재신청과 관련해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목표 심사일을 7월23일로 확정했다.

HLB는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간세포암 1차 치료제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신약의 허가 구조는 다소 복잡한 편이다.

HLB와 엘레바테라퓨틱스는 리보세라닙 개발사이자 미국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주체로서 FDA 대응과 파트너사 협의에 관여하는 구조다. 병용요법의 한 축인 캄렐리주맙 제조와 품질관리의 책임 주체는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이다.

리보세라닙 허가 신청 주체는 엘레바테라퓨틱스이지만 캄렐리주맙의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은 중국 제약사인 항서제약이 맡고 있다. FDA는 두 약물이 하나의 병용요법을 구성하는 만큼 이를 통합 심사하고 있다.

HLB가 신약과 관련해 미국 허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캄렐리주맙 제조·품질관리(CMC)의 주체가 협력사인 항서제약이라는 점은 심사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게 하는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이미 두 차례 FDA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FDA는 2024년 5월 첫 번째 보완요구서한에서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시설과 관련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문제와 임상시험 현장실사(BIMO) 미완료를 지적했다. 당시 임상 데이터나 리보세라닙 제조시설에 대한 문제는 지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3월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의 세부 사유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HLB 안팎에서는 여전히 항서제약의 CMC 보완과 FDA 실사 대응이 허가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번 심사가 단순 신약 승인을 넘어 HLB의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확인하는 시험대로 평가되는 이유다.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보다 제조·품질관리와 실사 대응이 허가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HLB그룹에 합류한 김태한 회장의 역량도 검증의 시간을 갖게 된다.

김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초대 대표이사를 지내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해외 고객 확보, 규제 대응 경험을 쌓은 인물로 평가된다. HLB그룹은 리보세라닙과 리라푸그라티닙 등 주요 신약 허가 국면을 앞두고 바이오 부문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기 위해 김 회장을 영입했다.

김 회장의 강점은 특히 FDA 실사 대응 경험에서 두드러진다.

김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재임 당시 FDA 실사 대응을 실무진에게만 맡기지 않고 경영진 차원에서 직접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FDA 실사는 제조시설과 품질관리 체계를 문서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의 품질 문화와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HLB 안팎에 따르면 김 회장은 합류 이후 리보세라닙 허가 관련 자료부터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두 차례 보완요구서한과 FDA 교신 자료, 항서제약의 보완 대응 자료 등을 점검했고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 공장도 직접 방문했다.

김 회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도 리보세라닙 허가 대응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HLB그룹 합류 이후 약 2개월 동안 HLB와 엘레바, 항서제약이 보유한 FDA 교신 자료와 보완 대응 자료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당시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과 관련해 “자료를 비교해 보면 정말 경계선이었다”며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인데 한 번 더 보완 지시가 나간 게 두 번째 CRL”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세 번째 CRL을 받는다면 HLB도 힘들지만 항서제약이 정말 비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저도 삼성에서 10여 년 동안 FDA 실사에 대응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김 회장은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을 보고 FDA가 지적한 사안 가운데 일부는 충분히 피할 수도 있었다는 취지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조·품질관리와 실사 대응의 완성도에 따라 심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HLB 안팎에서는 김 회장의 제조·품질관리 경험이 리보세라닙 허가 대응 과정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선 보완요구서한이 임상 유효성보다 제조·품질관리 및 실사 대응과 맞물려 있었던 만큼, 관련 자료를 직접 점검하고 파트너사와의 대응 체계를 정비한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LB 간암 신약 미국 허가받을지 결정 한 달 앞으로, 김태한 체제 FDA 대응력 평가대

▲ HLB가 리보세라닙으로 미국 FDA에 3번째 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HLB그룹 사옥. < HLB> 


물론 김 회장의 역할을 CMC 문제의 직접 해결 주체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언제까지나 HLB와 항서제약의 역할이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허가 결과는 김태한 개인의 성과라기보다 김태한 체제에서 HLB가 파트너사 리스크를 얼마나 관리하고 FDA 대응 체계를 고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허가에 성공하면 HLB는 리보세라닙을 앞세워 미국 항암제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글로벌 임상 3상 CARES-310 최종 분석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23.8개월로 집계됐다. 대조군인 소라페닙의 15.2개월보다 개선된 수치다. HLB는 이를 근거로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HLB 관계자는 “아직까지 FDA의 실사는 진행되지 않았다”면서도 “실사가 진행되면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