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모습을 보이면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4월 취임 이후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지속해서 내비쳤다.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 '매파적 동결', 한은 신현송 8월 기준금리 인상 힘 받나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5월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최근 급락한 코스피 지수와 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국은행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30일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29일(현지시각)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매파적 동결’로 평가된다.

연준은 7월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했다. 2026년 1월 FOMC부터 5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FOMC에 참여하는 12명의 연준위원 가운데 3명이 0.25% 금리인상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6월과 다른 지점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 자체는 시장예상에 부합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낸 연준위원이 3명이나 등장했다는 점은 예상보다 매파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찬성이 9명, 기준금리 동결 반대(인상)이 3명으로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며 “연준 위원 가운데 3명이 같은 방향으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이날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준의 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하는 비중은 63.1%로 집계됐다. 1주일 전 54.8%에서 8.3%포인트 올랐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고용이 단단한 가운데 연준이 물가를 우려하고 있는 만큼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처럼 연준의 매파적 기류는 한국은행의 통화긴축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연속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7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로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 유지 필요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신 총재는 전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시장에서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문제는 추가 인상 시기인데 이번 연준의 매파적 기조로 신 총재가 금리 인상 시기를 8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남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3차례로 8월과 10월, 11월에 열린다.

신 총재는 8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실화한다면 7월에 이어지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된다.

신 총재는 7월16일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물가성장률이 목표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23일 발표된 한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직전 분기 대비)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전망치였던 성장률 0.2%보다 0.4%포인트 높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전문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7월 FOMC에서 소수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FOMC 결과 외에 경제성장률과 부동산 가격상승세 등 국내 경제 상황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에 보다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 '매파적 동결', 한은 신현송 8월 기준금리 인상 힘 받나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9일(현지시각)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시장 상황도 신 총재가 8월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단행하는 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지수는 29일 5663.24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5.98%(360.42포인트) 내렸다. 장중에는 5262.7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수 급락에 사상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지수가 직전 거래일보다 8%이상 내린 상태로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이처럼 불안정한 주식시장에 연속 금리 인상은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인 만큼 주식 시장에는 보통 악재로 작용한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과 관련해 명확한 힌트를 남기지 않는 케빈 워시 의장의 모호한 태도 역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고민을 더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경제를 예측하기보다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발언을 고려하면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7월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에서 8월보다는 10월 추가 인상에 보다 무게를 실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등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며 “중동 정세 불안 등을 감안하면 향후 정책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